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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블랙’ 생산중단…3년간 연구∙개발 물거품 되나

농심, 매출부진 이유로 출시 4개월 만에 전면 생산 중단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8.30 09: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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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농심이 ‘신라면’ 출시 25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신라면 블랙’이 출시 4개월 만에 전면 생산 중단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9월부터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9월부터 생산 중단되는 '신라면 블랙'.
농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며 “이 같은 매출 부진으로 9월부터 당분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라면 블랙’의 단종 즉, 사업 중단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연구∙개발 기간만 3년이 걸린 ‘신라면 블랙’은 프리미엄급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출시(4월15일) 한 달 만에 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라면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듯했다. 그러나 호기심 수요 등 반짝 효과가 사라지면서 출시 3달 만인 7월에는 매출이 25억으로, 8월에는 20억 안팎으로 급감했다.
 
매출 감소로 원가구조가 더욱 악화되면서 팔면 팔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손해 보는 장사라는 얘기다. ‘신라면 블랙’의 손익분기점은 월 6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과장광고 과징금 부과 조치와 비싼 가격이 매출 부진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에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 ‘완전식품에 가깝다’ 등 광고 문구를 사용하며 기존 라면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해 논란이 돼왔다. 이에 공정위가 지난 6월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신라면 블랙’의 매출이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또한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에 따라 가격을 1600원에서 1450원으로 인하한 것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 측은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라면이 경기침체로 시장 정착에 한계를 보였다”며 “당분간 생산을 중단하겠지만 단종하는 것은 아니”라며 생산 재개 여지를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