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유명 화장품업체가 옛 브랜드 제품의 생산ㆍ유통ㆍ판매를 외주업체에 맡겨 TV홈쇼핑을 통한 박리다매를 유도,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더욱이 터무니없는 가격과 끼워 팔기 등을 공공연히 자행해 화장품업계의 유통질서를 무너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도자기 계열 종합화장품 메이커인 ‘로제’는 10여년 전 인기를 모았던 브랜드 ‘크리시아’와 ‘화니 하이드로팩트’의 제조 및 판권을 OEM 생산업체와 유통담당업체에 넘겨 CJ홈쇼핑, 우리홈쇼핑 등을 통해 활발한 판매행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는 ‘크리시아’ 제품의 경우 ‘로제 크리시아 1+1+1+1+10종 더’라는 특판 명칭 아래 기초화장품 5종 제품 1세트를 구입할 경우 2세트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기초 5종 세트 외 ‘이펙티브 링클 케어크림’과 ‘화이트닝 플래시크림’ ‘콜라겐 마스크 쉬트팩’ 등을 끼워 파는 등 무차별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브랜드 판권 넘겨 이름만 ‘로제’
더욱이 이같은 제품 전체의 가격을 5만9900원에 무이자 3개월 혜택까지 부여하는 등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 CJ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로제 하이드로팩트’도 기초화장품 7종 세트를 구입할 경우 1세트를 추가 제공하는 한편,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베이스 등 5종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버젓이 로제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으나 제품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로제와의 판권 계약을 맺은 군소 제조업체 및 유통회사에서 전담, 소비자들의 신뢰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리시아’의 경우 경기도 하남시 소재 B사에서 판권을 쥐고 있으며 에버코스라는 하청업체에 OEM생산을 맡기고 있다.
‘로제 하이드로팩트’ 또한 OEM업체 나우코스에서 생산, 인터넷 유통을 담당하는 밴더 사업자를 통해 TV홈쇼핑 판매를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 브랜드 신뢰 이용한 ‘상술’
로제측은 이같은 판권 이양과 관련, 브랜드 이용료 등 상세한 계약 내용은 경영상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로제화장품의 명성과 ‘크리시아’ 등 옛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신뢰에다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높은 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크리시아’ 기초화장품 세트의 경우 1일 판매량이 4000세트에 달해 끼워 팔기 등을 합치면 총 1만2000세트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판권 이양을 통한 로제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브랜드 이미지 신뢰로 모아지고 있으나 일부 소비자들은 제품을 써본 결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10월 홈쇼핑을 통해 로제 크리시아 기초화장품세트를 구입했다는 최 모씨(여ㆍ32ㆍ서울 강동구 명일동)는 “로제의 명성과 크리시아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구입했지만 제품 제조일자가 누락된 데다 용기의 상표 인쇄상태도 부실해 의심이 간다”며 “실제 사용해보아도 과거에 써보았던 느낌과는 차이가 있어 꺼림직하다”고 말했다.
박리다매 관행 시장질서 파행 주범
더욱이 파격적인 가격에다 1세트를 구입할 경우 2세트를 추가 제공하는 초저가 판매행위는 업계의 공정거래에도 벗어나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업계 유통구조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다 홈쇼핑 등을 통한 무차별적 염가 끼워 팔기는 화장품 산업의 공멸을 재촉하는 행위”라며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제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단일 제품에 대한 전체 유통과정을 모두 관여하기 어려워 외부업체에 일임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품은 주기적으로 성분 테스트 등을 진행해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장품 소비자계층이 세분화됐기 때문에 저렴하면서 품질이 낮은 제품시장과 고급제품 시장도 철저히 나뉘어있다”며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에 만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다른 로제 제품과의 차별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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