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옥소리를 아십니까?
이 질문에 대다수 일반인들은 “인기 DJ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철의 부인인 탤런트 옥소리”를 연상한다. 하지만 전자공학도나 관련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의 대답은 다르다. 컴퓨터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사운드 카드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운드 카드가 옥소리고 이를 만든 사람이 김범훈 사장이다.
김사장은 1979년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후 금성사에 입사해 사내 발명왕으로 뽑히기도 했던 아이디어 맨. 85년에는 중소 전자업체로 자리를 옮겼으며, 88년 만든 그가 만든 기업이 옥소리다.
이 회사는 95년 100억원을 받고 한솔그룹에 넘겼다.
‘옥소리’를 한솔그룹에 매각한 김사장은 99년 인터넷솔루션 업체인 훈넷을 설립했다. 훈넷을 설립하면서 기업활동을 재개했던 그가 또다시 스폿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북한과 인터넷을 이용한 복권·카지노 협력 사업을 추진한 2002년부터다.
그는 2001년 말 “북한 조선복권합영회사와 인터넷 복권사업을 벌이기 위해” 방북했지만 통일부가 법적인 이유로 불가 판정을 내리자 북한에
홀로 남아 인터넷 복권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손대는 사업마다 파란을 일으켰던 김사장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미술품 경매 사업이다. 이미 미술품 시장에서도 김범훈 파문이 적지 않다.
미술품 판매 회사인 포털아트(www.porart.com) 오픈 기념으로 북한 평양 미술대 출신 교수와 국제미술전람회 특선 화가 작품을 1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명화가 10만원 판매전’의 첫날 입찰자는 37명에 불과했지만 그 다음날에는 100 명 이상이 입찰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추첨을 통해 낙찰된 평양 미술대학 교원으로 활동중인 장성일 화백의 잉어(132*64cm), 평양미술대 교원인 강철학 화백의
못가(63×123cm), 평양미술대 학부장 리률선(74세) 화백의 백두산 천지(93*59cm), 베이징국제미술전람회에서 금상을 받은 김승희
화백의 집선봉의 가을(94×64cm), 평양미술대 강좌장 박래천 (71세 월북화가) 화백의 대동강 풍경(128×74cm) 등 좋은 작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지금은 하루 2-3점을 10만원에 판매하지만 입찰자가 증가하면 작품 수를 5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번 ‘유명화가 10만원 판매전’ 의 목적은 미술품 대중화를 위한 행사이므로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털아트는 미술품의 대중화를 모토로 미술품 경매, 대여, 전시판매, 투자대행 등 미술품관련 모든 사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일 설립한 인터넷 미술품 포털 회사다.
한편 포털 아트에서는 국내 화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화가 본인이 작품의 판매를 의뢰할 경우 수수료 없이 5~10점을 소개 판매해 준다고 한다.
김사장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 수집에 몰리는 것은 전시하지 않을 경우 소장하는 시점부터 독점성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투자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등 한마디로 품격 있는 재테크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익도 엄청나다고 귀띔한다.
실제로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지앙핑 메이와 마이클 모제스 교수가 미술품의 가격상승률 추이를 분석해 개발한 ‘메이모제스 지수’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술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5%였다고 하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정도라면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10.9%)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5년간의 미술품 수익률은 주가 수익률을 상회했으며, 지난해는 14.52%를 기록해 4.91% 상승하는데 머문 S&P500지수보다 3배 가량 높은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김사장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미술품은 북한 화가 작품이다.
“북한 화가 그림은 작품의 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1915년 일본 미대를 수석 졸업한 일본국전(문전) 특선화가인 김관호 화백의 경우 국내 어느 화백보다 지명도가 높지만 북에서 작고했기 때문에 수백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김사장은 월북화가 유고작품은 저평가 되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미술품 투자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위험 부담이 크다고 설명한다. 살아 있는 화가 작품이 위작 시비에 휘말릴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환금성도 떨어진다. 국내 미술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정보가 풍부하지 않고 가격 형성도 불투명하다. 투자에 나서는 사람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감상의 즐거움부터 찾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말한다.
김사장이 미술품에 포털 운영에 나선 이유는 또 있다.
매년 1천명 이상인 미대 졸업생들이 졸업고 동시에 전공을 바꾸지 않으면 실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미술품 시장을 활성화에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사장은 “500여만 가구가 3~5점의 그림을 걸고 있지만, 20만원짜리 액자에 2만원짜리 그림을 넣고 감상하다가 3년뒤에는 쓰레기 통으로 간다”며 “어떻게 해서라도 세계적인 화가 작품들을 30만원~50만원에 공급하기 위해 낙찰가격이 높아지지 않도록 막고 있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