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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연맹 “대출중단 웬말? 이자나 내려”

시중은행 “당국 가계대출 축소 방침과 배치…현실성 없어”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8.23 10: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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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소비자연맹이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중단 사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대출중단 사태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이성구)은 “금융소비자 권리를 철저히 무시한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근시안적 행정”이라고 힐난했다. 당국과 은행들이 앞날의 일이나 사물 전체를 보지 못하고 금융소비자를 볼모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연맹 측은 이번 사태의 1차적 원인을 금융당국에 있다고 간주했다. 가계부채 심각성에 대해 시장이 크게 공감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대출 총량만 규제하려고 하는 좁은 정책마인드가 문제란 얘기다.

연맹 측은 또 모든 사태의 해결책이 ‘대출이자 인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금융당국이 가계의 이자부담 능력을 진심으로 우려한다면 대출중단이 아닌 이자를 내려 고객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항변했다.

현재 대출이율을 평균 1% 내외만 낮추더라도 가계 대출증가 능력은 최소 10% 이상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의 대출이율 인하는 가계부담을 낮추고 대출여력을 확보해 준다는 것.

연맹 측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4곳은 대출이자수입으로 당기순이익의 16.4배를 거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주요 금융지주사 2곳은 대출이자수입으로 고작 당기순이익의 2.1배만을 벌어들였다. 국내지주사와 무려 8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국민의 힘’이라던 KB국민지주의 경우 당기순이익 대비 대출이자 수입이 40배나 되면서 ‘겉 다르고 속 다름’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밖에 대출이자로 적잖은 수입을 남긴 곳이 △우리금융지주 9.8배 △하나금융지주 9.5배 △신한금융지주가 6.3배 순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제공.
이와 관련, 조남희 사무총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이자를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는 가계의 부담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출이자 확보로 이익만 채우려하는 것으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맹 측 지적에 대해 A은행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은 대출을 중단하고 있는데 우리는 (대출중단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자율이 높다는 지적은) 전체적 흐름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B은행은 대출이자를 낮추라는 연맹 측 요구에 대해 한마디로 “현실성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폭을 제한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이자를 낮추면 오히려 대출수요가 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관계자는 “우리는 중립적 입장이지만 일부 은행은 지점장 전결 우대금리 등을 이미 폐지한 상황”이라며 “대출이자를 낮추라는 지적은 시중은행권에서 반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