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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업부에서 효자 자회사로 ‘신탁’·‘수탁’ 주목

독립 자회사 속속 출범…자본시장법 시대로 자회사 분리에 탄력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8.22 14: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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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반업무수탁, 부동산신탁 등도 전문화 시대? 그간 시중은행의 일개 사업부서에서 맡는 업무로 인식됐던 이들 영역에 자회사 설립(신규설립 내지 인수) 바람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반사무수탁, 명칭에 비해 하는 ‘일 많고 전문적’

일반사무수탁업무를 맡는 자회사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일명 펀드서비스라는 간판을 거는 경우가 많다.

일반사무수탁회사에서는 그간 은행 내에서(부서 단위에서) 취급하던 △펀드운용 성과 분석이나 △펀드 기준 가격 검증, △펀드 상품 개발 지원 △펀드 회계업무 등을 전문화하고 그 과정에서 분사(자회사 설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반사무수탁회사는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는 리츠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리츠는 자기관리형 리츠와 위탁관리화 리츠로 분류할 수 있다. 자기관리 리츠는 상근임직원을 두는 실체가 있는 회사지만, 위탁관리형 리츠는 큰 조직을 갖지 않는 조직 특성이 있다. 즉 자산의 운용을 자산관리회사(AMC)에 위탁하는 등 고용 인력을 최소화하는 것. 일반 사무업무도 사무수탁회사에 맡기게 된다.

이 영역에서는 외환펀드서비스가 일찍이 이름을 알린 가운데, 여러 후발 업체들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펀드서비스가 지난달 정식으로 설립됐다. 우리은행은 내부에서 취급하던 펀드운용 성과 분석 등 업무를 전문화시키기 위해 별도로 자회사를 설립, 관련 업무를 양도(독립)할 필요성을 느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은행에서는 HSBC펀드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8월 HSBC 그룹에 인수됐다.

은행들이 이렇게 일반사무수탁회사를 분사시키는 것은 기업금융 영역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기업금융 파트와 연계한 네트워크와 높은 고객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외 자산운용회사와 접촉하면, 신탁 재산에 대한 회계처리업무 대행 및 관련 시스템 등을 개발, 제공하는 데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펀드 관련 업무 수탁에서도 기준가격 계산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해외주식이나 파생상품 등을 편입한 펀드가 많아지는 등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은행 소속 업체들이 더 돋보이는 시장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동산 신탁 등도 관심 집중 영역

부동산 관련 사업도 시중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영역이다. 과거 고액자산고객 시장(PB영역)의 한 부분으로 여겨졌지만, 관련 고객수요를 종합적으로 처리하고 서비스 품질 강화를 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어렵지만, 급랭했던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시기를 기다리면서 미리 준비하자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부동산 관련 VIP 고객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관련 영역에 대한 은행권의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부동산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한 실무작업반(TF)을 구성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신금융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한 TF는 부장과 팀원 등 8명 등이 투입되는 큰 조직이다. 이 TF를 중심으로 국민은행과 KB부동산신탁, KB자산운용 등 KB금융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부동산 관련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총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 발생이 기대된다.
   
은행이 자회사 형태로 독립 일반업무수탁회사를 설립하면서, 업무 전문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신탁 등 업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합적 서비스 제공 효과가 높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하나다올신탁이 한국부동산거래소와 뉴홈즈 및 뉴골드 신탁 업무 협정을 체결하는 장면이다. 이 신탁 업무는 주거용 수익권과 투자용 수익권으로 부동산에 대한 수익권리를 분리하는 윤호원씨의 특허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그룹도 부동산신탁 등과 관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으로 인수된 하나다올신탁의 경우, 지난해 7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다올신탁이 지분을 갖고 있는 다올자산운용도 지난해 20억원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80개 자산운용사 중 부동산전문 운용사가 드문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다.

더욱이 여의도 하나대투증권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출시하는 등 '일거양득'의 묘미도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우리은행은 부동산신탁 영역과 관련, 신탁사업부 내에 부동산신탁 부서를 분사하고 중소형 신탁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자회사 독립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일단은 무산된 상황이다.

이렇게 은행들이 고전적인 금융 외의 분야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 역량 강화 가능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장 과열 등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은행의 틀 내에서는 발휘되기 어려운 전문가들의 지식과 창의성이 부각되기 좋은 구도라는 것이다. 또한 자본시장법 시행 후, 이같은 운영 방법이 업무 영역간에 견제와 균형 효과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점도 분사 유행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모 은행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대 이후 많은 은행이 펀드서비스사 분사를 하는 추세”라면서 한 조직의 내부에서 하던 일을 분리하면서 고객 정보 관리에 한층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