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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꼬리무는 패러디,'무식송2'까지 등장

'복지' 논란 첨예…이슈-발언 많아 패러디에 좋은 환경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8.22 01: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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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무상급식 관련 서울특별시 주민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패러디물(특정 작품의 소재나 작가의 문체를 흉내내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수법이나 작품)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무상급식 논란과 관련한 이슈나 뉴스메이커는 물론 그 외의 현안까지 빌려다 이를 비튼 패러디물들이 등장하고, 여기에 다시 패러디물을 패러디하는 등 무한창조가 진행 중이다. 포스터나 만화, 카페 등 전방향으로 패러디가 나타난 바 있다. 무식송2처럼 "나는 원조가 아니다"라는 점을 대놓고 드러내고, 오히려 원조를 잡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작품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각종 패러디물 등장 봇물

식판을 든 아이를 내세운 무상급식 관련 포스터가 당초 이 포스터를 제작한 측과 성향을 달리하는 측에
   
만화 형식으로 무상급식 논란을 다룬 작품. 이 만화는 흔히 무상급식녀로 불렸다.
의해 패러디 대상이 돼 화제가 됐다. 또 무상급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논의의 장을 개설하는 데 있어서도 패러디 방식을 통해 재치를 발휘하기도 한다. 학력 날조 논란의 진앙지로서 관심을 모았던 '타진요' 카페를 패러디한 '무진요'라는 카페가 개설돼, '무상급식의 진실을 요구'한 바 있다. 

'무상급식녀'는 원래 지난 연초에 서울시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무상급식 토론을 제안한 여성이다. 하지만 같은 만화 속 '무상급식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이 만화의 주인공도 인터넷상에서는 무상급식녀로 불렸다. 만화 속 무상급식녀는 무상급식, 복지 등 유권자를 현혹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혹하지만, 그 결과에 절망하는 캐릭터다. 만화는 무상급식녀를 통해 무상급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조 무식송에 이어 무식송2까지 출사표

'무식송(무상급식송)'은 무엇보다 아이들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무상급식을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낸 뮤직비디오인데, '무식송2'가 등장하면서 원조 패러디물과 역패러디물이 승부를 벌이는 장면을 연출하게 됐다.

   
무상급식을 소재로 한 무식송과, 다시 이 무식송 자체를 패러디한 무식송2는 서로 유사한 형식을 띠면서도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무식송은 SBS 드라마 '대물'의 고현정의 극중 대사 "정치하시는 분들은 모두 국민을 위해 그러신다는데 국민들은 오히려 이런 모습에 더 상처를 받고 정치불신만 더 부추긴다" 등을 인용했다. 또한 차인표가 소리치며 분노하는 극중 모습도 담겨 있다. 전반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무상급식을 옹호하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여런 무식송에 최근 무식송2가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무식송2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 대선출마연설 장면으로 시작하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요 가사와 온라인 이슈 컨텐츠를 적절히 끼워 맞춰 만들어 졌으며 투표로 말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전면적 무상급식 추진 논의에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진행의 방식은 직설적이고 각종 영상과 노래 짜맞추기를 통한 진행 등 유사성이 무식송과 무식송2 사이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배경 철학이 달라 같은 듯 다른 작품이 됐다는 것이다. 또 같은 이름에 숫자를 붙여 걸고 나서면서, 원조를 역으로 패러디한 점이 더 두드러졌다.

이처럼 무식송2등 패러디물이 다량으로 등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30일 서울시의회는 무상급식 조례를 의결하고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지만, 오세훈 시장이 '복지 포퓰리즘' 이라며 조례 공포를 거부하는 등 반발했다. 이후 지난한 논쟁을 거쳐 주민투표 진행까지 이르렀지만, 오 시장이 투표율 33.3%를 놓고 시장직을 연계시키겠다고 선언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지나 분배 등에 관한 정치적 지향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소재인 데다,  공방 과정에서 여러 부수적 논란이 끊이지 않음으로써 패러디물 등장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