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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료 ‘고작 1000원 인하’ 그 이면엔…

유재준 기자 기자  2011.08.19 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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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에 이어 KT도 통신료인하 안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SK텔레콤은 기존 방안에서 더욱 세분화된 ‘모듈형 요금제’를 선보였고, KT는 이용자가 사용패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를 공개했다.

양 통신사가 제시한 요금제 명칭은 서로 다르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월 기본료 1000원 인하, 무료문자 50건 등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이를 두고 주위의 이용자들을 살펴보면 이번 인하 방안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발표 시기도 늦은 만큼 적어도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는 게 까닭이다.

그러고 보니 KT 표현명 사장은 ‘IT강국 재도약을 위한 이동통신 시장 혁신 제언’ 간담회 등 여러 자리에서 통신료인하 방안 이야기가 불거지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잘라 말했다.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요금 인하는 어려운 것일까. KT가 통신료인하 방안을 발표하기 전날 관계자는 “정말 월 기본료 1000원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까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말의 요지는 우선, 이용자가 실질적인 요금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까란 우려의 시선과 하나마나한 요금인하가 될 수 있다는 갑갑함의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이라는 전자 쪽 의견에 신빙성의 무게가 실린다. KT는 그동안 타통신사가 시도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고, 때론 자를 때 자르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와이브로 4G 요금제를 발표하며 통신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무제한요금제를 폐지했고, 1990년대 유통 구조를 스마트하게 바꿔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페어프라이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KT는 이 모든 것이 이용자의 편리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료인하 관망에 그동안 비난 섞인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KT가 통신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하던 고민은 ‘이용자 체감’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강하다.

   
 
시간이 지체된 만큼 고민은 깊었을 것이고, 이용자의 만족도 저하를 우려하면서도 통신료인하를 공개한 것으로 사료된다. 업계에서 들리는 바로는 KT 내부에서 요금인하 안 된다는 의견에도 이석채 회장이 천신만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도 있다.

결국, 통신사들은 감소하는 수익구조를 감안하면서까지 이용자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지만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고작 월 기본료 1000원’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연간 몇 천억 규모의 통신료 절감 효과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