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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둥지냉면' 진한 동치미 국물로 입맛 잡았다

7월 42억원 판매고, 여름 특수 타고 인기몰이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18 14: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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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농심 ‘둥지냉면’이 여름철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가정용 냉면판매 시장 25%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둥지냉면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여름철 특수와 고물가 영향을 타고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농심 둥지냉면.
특히 최근 밀가루와 메밀값이 급등하며 서울 시내 전문식당에서 1만1000원까지 치솟은 냉면 가격을 감안할 때 저렴하고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둥지냉면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둥지냉면은 업계에서도 간편 냉면 시장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월평균 매출 20억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5월 35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 6월에는 4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14.3%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유난히 비가 잦았던 7월에도 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성장세를 유지했다. 둥지냉면의 인기는 여름 특수가 이어지는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농심에 따르면 둥지냉면은 2008년 5월에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총 6500만 봉지가 판매 됐다. 이를 나란히 이어 붙이면 세계 최고봉 중 하나인 안나푸르나(8091m)를 1526번 쌓을 수 있고 763번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기존 냉장면 위주로 유통되던 가정용 냉면시장에서 일반 상온에서 유통이 가능한 둥지냉면의 탄생은 혁신적인 제면기술과 첨단설비 운용이 정착되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았다.

제품 개발을 위해 40여년 이상된 농심의 제조기술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건면 파스타 제조기술까지 접목시켰다. 약 2년에 걸친 연구기간 동안 ‘둥지’ 모양의 면 형태를 잡기 위해 밀 144t, 메밀 5t에 달하는 원료가 사용됐다.

이는 제품 12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한 개의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 하나의 ‘사업’을 일궈나가려는 굳은 의지와 장인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농심의 네스팅(Nesting)공법은 냉면 면발 특성상 둥지처럼 원형으로 말아 바람에 말려 제품화하기 어려운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건면형태로 전통냉면의 쫄깃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새로운 형태의 제조공법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만들어낸 냉면에 어떤 이름을 붙일 것인지 역시 또 다른 고민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많은 회의 끝에 면이 둥지처럼 생겼고 둥지의 의미가 온 가족이 모여 정겹게 식사를 즐기는 ‘보금자리’라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둥지냉면’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출시 초기 소비자 조사 결과 대부분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반적인 이름보다는 독특한 이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으로 ‘둥지냉면’이라는 이름을 채택했고, 그 결과 브랜드와 제품특성이 잘 어우러져 출시 초기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최근 둥지냉면은 배우 김수로를 모델로 광고를 재개, 진한 동치미 국물맛을 강조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서에 따르면 고종황제는 나라 일을 걱정하며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배동치미 냉면을 즐기며 잠시 시름을 잊었다고 한다. 둥지냉면은 고종황제가 즐기던 궁중냉면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발한 제픔이다.

   
둥지냉면 생산 직원들.

‘둥지냉면 물냉면’은 배와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를 사용해 시원하고 담백하고 ‘둥지냉면 비빔냉면’은 배를 듬뿍 넣고 홍고추를 직접 갈아 만든 비빔장을 저온에서 7일간 숙성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둥지냉면이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전통 냉면 맛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1인분 포장으로 상온에 유통되어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조리가 매우 간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등산·낚시 등 야외활동에도 둥지냉면 트레이에 삼다수 500ml 한 병을 붓고 30분 정도 기다리면 끓는 물 없이도 냉면을 만들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둥지냉면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해 1인분 단위로 포장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점을 부각했다”며 “한국 전통냉면의 대중화·세계화 시대를 열기 위해 올해를 ‘둥지냉면 세계화 달성의 원년’으로 삼아 미국·일본·중국·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냉면의 글로벌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