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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의 꼼수 “무상급식 투표날 연수나 갑시다”

초·중·고 교장 259명 모아 23일 평창행…사실상 투표방해 행위

이보배 기자 기자  2011.08.18 14: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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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임박해오자 투표 참여와 불참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대립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프라임경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최근 언행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점입가경’이다.

곽 교육감이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24일 서울시내 초·중·고교 교장들과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해 투표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투표를 방해하려는 곽 교육감의 꼼수가 그대로 드러난 계획이기 때문이다.

초·중·고교 교장만 259명에 장학사 등 워크숍 참가자를 모두 합하면 자그마치 270명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하루 전 날 서울시를 떠난다.

서울시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오는23일(화)~24일(수)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2011 서울 창의경영학교장 포럼’을 개최한다.

창의경영학교는 정부의 학교 특성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학력 향상, 사교육비 절감, 교육과정 혁신 등을 이뤄 예산 지원을 받는 학교를 말하고, 이와 관련 이번 워크숍 참석 대상 교장은 서울시내 전체교장(1282명)의 20%에 해당한다.

일정은 23일 오전 8시30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집결해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 후 이틀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 주민투표 당일인 24일에는 대관령 삼양목장을 단체 방문한다. 워크숍과는 아무 상관없는 목장 방문일정까지 마치고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6시30분.

주민투표 마감시간이 오후 8시라지만 6시30분에 서울에 도착해 각자 집으로 돌아가 투표를 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무상급식 문제는 해당 학교장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느끼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가장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할 교장들을 대상으로 워크숍 일정에 투표일을 포함시킨 것은 누가 봐도 투표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적인 계획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의 의도적인 투표방해 공작으로 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서울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발의한 8월1일 이후 워크숍 계획을 잡았다는 데 있다.

게다가 서울시청 학교 지원과에서 관련문서를 확인해본 결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일~9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재자신고가 끝난 10일 해당 학교에 워크숍 관련 공문을 보냈다.

물론 일부 교장들이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 늦은 공문발송으로 부재자신고를 못했을 뿐더러 워크숍 일정대로라면 제 시간에 서울에 도착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7월 말에 계획이 잡혔고, 날짜가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해명했지만 우연치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7월 말에 계획이 잡혔고, 날짜가 겹친 것이 우연이라면 무상급식 주민투표일과 겹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바로 계획을 수정했어야할 일정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1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발의되고 부재자신고가 끝난 이후까지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해당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이 공개되고 나서야 교육청은 “일정에 포함된 목장 방문을 취소해 24일 오후 3시 전후로 서울에 도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곽 교육감이 의도적으로 24일을 포함해 워크숍 날짜를 정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투표를 아예 무시하려는 고의성이 짙은 전략적 계획”이라면서 “민의를 묻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TV토론도 피해다니더니 이제는 교장선생님까지 강원도로 보내 투표불참을 유도하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까지 남은 날짜는 6일, 곽 교육감의 다음 노림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