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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포스코 ‘야심 프로젝트’에 필요한 것은…

이진이 기자 기자  2011.08.18 0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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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의 신성장동력 찾기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돼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신성장동력은 기업을 더욱 젊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리 없겠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함은 자명합니다. 만에 하나 첫 걸음을 잘못 내딛었다면 돌다리를 두드리고 갈 신중함이라도 있어야 하겠죠.

포스코의 최근 행보가 눈에 띄는데, 소재사업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종합소재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서입니다. 소재사업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포스코의 이 야심찬 계획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보고(寶庫)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의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녹색성장이란 시대적 흐름과 함께 합니다. 미래의 녹색성장에 필요한 고강도 초경량 기초·혁신소재와 미래 신소재를 생산·공급하는 종합소재 공급사로 발돋움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때문인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국내외 행보가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정 회장은 최근 케냐와 남아공, DR콩고 등 아프리카 5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칠레와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 남미 3개국을 다녀왔습니다. 이를 통해 리튬, 구리, 크롬 등 자원개발 사업권을  확보하고, 바이오에너지 개발을 위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도 이미 니켈, 마그네슘, 리튬 등에 대한 개발 및 생산을 진행 중입니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부터 국내에 니켈 제련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지난 6월에는 전남 순천에 국내 첫 마그네슘 제련공장을 착공했습니다.
 
포스코의 신사업분야 프로젝트는 이렇듯 호평을 받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녹록치 않겠다는 걱정도 듭니다. 티타늄 생산 공장 건립 부지를 포항에서 물색 중이지만, 포항시의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공장부지 결정이 미정인 상태입니다.

최근 포항시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초 포항시에 티타늄 생산 공장 부지를 요청했고 현재 부지 선정 등을 조율 중에 있지만 시기는 확실치 않습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09년 10월 카자흐스탄과 티타늄 사업 추진을 결정,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 회사를 합작으로 설립하고, 플랜트용 순티타늄을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공장은 오는 2012년 완공될 예정이어서 국내 생산 공장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습니다.

플랜트산업의 핵심소재인 티타늄의 수요는 지난해 4000톤에서 올해 8000톤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티타늄은 항공기 수요가 50%로 가장 높고, 플랜트 및 조선이 38%를 차지하며, 골프채, 자전거, 임플란트 등 생활용품이 12% 가량을 차지합니다. 또, 티타늄 가격은 구리나 철 가격의 2/3 수준에 불과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유리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티타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장부지 조기해결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쟁사들의 견제도 신경 써야 합니다. 국내 배명금속은 지난해부터 봉형 티타늄 생산을 위한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현대비앤지스틸은 티타늄 생산을 위한 설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국내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겠죠.

착공시기가 티타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포항시의 결정만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포스코 특유의 경영 스타일로 손 꼽혔던 ‘빠른 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