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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재벌 금융 지배 앞장서 옹호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 전향적 검토” 주장 파문

최봉석 기자 기자  2005.12.07 16: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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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 약일까 독일까.’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은 올해 금융산업을 둘러싸고 펼쳐졌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단골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또다시 제기된 것이다. 전경련이 이번엔 불을 지폈다.

전경련은 7일 서울여대 이종욱 교수의 집필로 최근 발간한 ‘GE사례로 본 산업과 금융 결합의 새로운 추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산업자본과 금융산업의 결합이 국제적 교류”라며 이 같이 밝히고 정부와 국회에 검토를 촉구했다.

GE그룹은 제조업이 모토임에도 불구하고 사업포트폴리오 구성 중 금융서비스 부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GE그룹은 1992년 사업포트폴리오 13개 부문 중 금융부문은 1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1개 부문 중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보험 등 금융부문이 3개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GE는 금융회사”

이는 GE의 전체 수익구성 중 금융부문의 비중이 크게 두드러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GE는 사업부문별 수익에서 금융부문이 4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결국 “GE는 금융회사”라고 요약했다.

또한 GE의 계열사인 GE캐피탈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신흥시장뿐 아니라 서유럽의 도일에서도 소매금융에 진출하는 등 금융산업 진출의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결국, 취약한 한국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평가한 한국의 금융산업 경쟁력은 세계 27~29위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강조한 뒤,  “세계 거대 금융기업들이 규모와 영역을 급속도로 확대해가고 있으나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금융산업은 해외 점포수 축소로 국내영업에 치중해 국제경쟁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산업자본의 금융산업의로의 자본 진출을 꾀하기 위해 제조업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GE의 경험을 본받자는 이야기다.

윤증현 금감위원장도 얼마 전 언론을 통해 “장기적으로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자본 금융업진출 경계의견 지배적

하지만, 여전히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경부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  재벌계열사의 금융산업 진출이 가져올 악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할 경우, 산업자본의 부실은 금융회사의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IMF  위기 시절, 금융회사가 재벌의 ‘사(私)금고’로 전락한 나머지 국내 경제에 커다란 폐해를 초래한 경험은 한 예다.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을 반대하는 쪽은 이 때문에 “일부 재벌계 보험사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산업자본이 은행산업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아 금융산업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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