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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업철수 망령’ 벗어나나?

[심층진단] ‘R&D·인재확보’ 각별한 투자…하반기 실적에 업계 주목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8.17 09: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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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하반기 LG전자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9월 이후 스마트폰 사업 체질 변화에 거는 기대감이 커서다. 관전 포인트는 지난해 10월초 부임한 구본준 부회장이 그간 이끌어온 휴대폰 사업의 제 색 찾기. 특히 구 부회장이 R&D 및 관련 인재 확보에 각별한 공을 쏟아온 터라 업계 관심이 더욱 높다.

최근 LG전자를 두고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종종 회자된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그 효과가 신통찮다는 얘기다.

지난해 남용 부회장이 경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를 한 배경에도 휴대폰 사업 성적이 큰 부분을 차지한 바 있다. 업계 호사가들은 바통을 이어받은 구 부회장마저 스마트폰 사업의 본질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나온 대안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다. 스마트폰 사업을 빨리 접지 않는다면 그룹 전체의 위기로 커질 수도 있다는 결과에 이른 것이다. 가전에선 강하지만, 마진이 많지 않아 LG의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이러한 결론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사업 놓고 의견 분분,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의견이 분분하다. 당장 수익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향후 성장동력을 제거한다는 차원에서는 너무 극단적인 해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휴대폰 사업이 없다면 기존 가전과 TV는 미래 성장동력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한다.

   
LG전자의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사진은 구본준 부회장.
결국 휴대폰을 가져가야 하는데, 당초 기대보다는 수익성이 좋아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주목할 것은 스마트기기로, 가전과 TV가 연결 사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올 하반기부터 LG전자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가지고 갈 경우, 즉 4G로 넘어가는 초기에 LG유플러스의 망과 LG전자의 휴대폰 지원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윈-윈 전략도 통할 기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복합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섞이면 2분기 수익성은 좋지 않았지만 3, 4분기 대응제품 출현으로 마진은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다”며 “가전은 꾸준한 캐시카우를 맡았기 때문에 굴곡은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도 해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G전자의 성장 드라이브는 휴대폰-TV-가전 순이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 부임 1년이 지난 올 10월, 즉 3분기에서 4분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LG전자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휴대폰은 보통 기획부터 출시까지 1년의 시간이 감안되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의 최근 행보가 전임 남 부회장에게 쏠린 마케팅 대비 R&D 집중 부재란 눈초리를 불식시킬 만큼 R&D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하반기 LG전자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최근 LG전자가 3D폰 등 상반기 새로운 휴대폰이 나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경쟁사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형국이다.

구 부회장 취임 후 LG전자는 올해를 스마트 가전 태동의 원년으로 삼고 △제품 경쟁력을 위해 해외 우수인력 충원 △올해만 R&D 인력 3만명 확대 △인재 확보 채널 다각화 등을 펼쳐왔다.

잘 만들어야 잘 팔린다는 시장논리 속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얼마만큼 빨리 내놓을 수 있을지 구 부회장 스타일의 제품이 기대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와의 경쟁은?

한편,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휴대폰 매출액 3조1396억원, 영업이익 277억원 이후 동년 2분기부터 휴대폰 영업적자를 5분기째 이어오고 있다.

   
LG전자의 시장 확대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2 등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옵티머스원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옵티머스2X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에 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옵티머스 3D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향후 LTE 시장 확대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등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5770만대, 하반기 5900만대를 판매했으며, 올 상반기 판매량은 4930만대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1억2810만대, 하반기 1억5210만대를 판매, 올 1분기 판매량만 6890만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확정도 LG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을 더욱 옥죄는 형국이 돼버렸다. 구 부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