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2일 현재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원유값 입장차를 9원으로 좁히면서 막판 협상만 남겨두고 있다.
이미 지난 10일부터 사흘째 이어진 원유 집유 거부로 우유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낙농진흥회는 12일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사회를 소집해 가격인상폭을 결정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낙농 농가와 우유업체는 지난 9일 오후 5시부터 회의 속개와 중회를 반복하며 마라톤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양측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12일 오전 5시 30분까지 제13차 소위원회를 가진 결과 입장차를 9원으로 줄이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입장차 9원 줄였지만 난항 ‘거듭’
앞서 지난 10일까지 만해도 낙농가와 우유업체는 각각 160원, 120원 인상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리터당 130원 인상과 체세포수 2등급 인센티브를 23.69원에서 47원으로 조정한다는 낙농진흥회의 중재안을 거부해왔다.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원유값 입장차를 9원으로 좁혔다. |
이로써 12일 오전 10시 막판 협상을 앞두고 현재 양측의 입장차는 9원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인센티브 부분인 α와 적용 시기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센티브는 유지방, 체세포수, 세균수 총 3개 항목의 유질 검사를 통해 기본 원유가격에 더해지고 있다. 양측이 주장하는 인센티브는 체세포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체세포수 20만 이하인 1등급의 경우 51.05원의 인센티브를, 체세포수 20~25만인 2등급일 경우 23.69원을 부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낙농 농가는 2등급 인센티브만 상향 조정(23.69원→47원)한다는 낙농진흥회 중재안과 달리 1등급과 2등급 모두 인센티브를 인상해 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우유업체는 2등급에 한해 인센티브를 인상하거나 만일 1등급 인센티브도 상향 조정한다면 리터당 8원 정도의 인상 효과가 난다면 등급에 상관없이 인상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센티브 인상 적용 시기는 내년 1월1일부터라고 못 박았다.
낙농가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낙농진흥회 측에 따르면 1등급과 2등급을 각각 9.16원으로 상향 조정하면 우유업체가 주장하는 리터당 8원 정도의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
양측은 9원까지 입장차를 줄였음에도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은 12일 오전 5시30분 중회됐다. 양측은 입장을 정리해 12일 오전 10시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낙농진흥회는 이날 회의에서 최종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개최되면 원유 가격인상폭과 적용시기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우유대란 마지노선 넘겨…공급차질 지속
낙농 농가와 우유업체가 지난 9일부터 마라톤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낙농 농가의 원유 공급 중단이 사흘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10일부터 원유를 납품받지 못한 우유업체들은 10일 물량 생산을 위해 비축분을 거의 소진해 11일 오후부터는 대부분의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모두 우유대란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1일 협상이 결렬되면서 원유부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11일에도 납유 거부가 계속돼 12일부터는 우유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마지막으로 지난 9일 원유를 공급받았는데, 원유는 평균 이틀정도 보관 가능하고 비축분이 동나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원유가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도 지난 11일 평소 물량의 80%정도만 납품했다. 그러나 서울우유는 낙농진흥회에 속해 있지 않은 만큼 소속 조합원들과 인상폭을 합의해 협상 타결 전까지만 리터당 160원을 인상해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소의 30~50%에 달하는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다른 우유업체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우유업체뿐 아니라 우유를 사용하는 제과업체, 제빵업체, 커피전문점 등도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10일부터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제품 생산을 중단했으며 일부 커피전문점도 우유 대신 두유를 권장하는 방식으로 우유대란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편, 12일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오후 3시, 새벽 6시 전후로 착유하는 낙농 농가의 원유를 공급받는 데만 약 12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13일까지 우유공급 차질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