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홍이 2라운드에 돌입한 가운데, 당 지도부는 11일 공천기준 및 시기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이야기를 하면 블랙홀이 되고,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라면서 “오늘이 11일인데, 8월 말까지 우리가 공천에 대해서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서, 8월 말까지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냐, 저는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공천 논의를 연기할 것을 주문했다.
유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공천의 투명한 일정, 원칙과 기준, 앞으로의 시스템 이런 것을 당내의 기구를 어떻게 만들어서 언제부터 어떻게 논의를 해나가겠다, 이 부분을 미리 정해두는 게 혼란을 오히려 막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나경원 최고위원이 과거에 했던 공천개혁특위는 이제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은 당내에서 공천관련 논의를 하는 공식기구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부터 점검을 해서 당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그런 계획, 일정, 대책, 이런 것을 내놓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하루 전인 10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공천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에게 “전략공천 비율을 30%로 올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라 나 최고위원은 이달 말까지 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한 당헌당규개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나 최고위원은 “유승민 최고위원이 언급한, 공천에 관한 논의가 있으면 있을수록 그것은 블랙홀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당연히 블랙홀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공천을 어떤 기준으로 하는가는 결국 게임의 룰이다. 게임의 룰을 늦게 정하겠다, 이것은 자의적인 공천을 하겠다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유 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가 당내의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의견 수렴된 국민경선을 한다는 그러한 원칙에 대한 당헌당규개정안을 8월 말까지 통과시켜 주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사무총장 인선안을 받아들였다”면서 “결국 우리는 그 당시에 합의한 것이 결국 대표의 사람이 사무총장이 되는 것은 용인하지만 시스템에 의해서 국민경선을 통해서 공천을 하자는 대원칙을 합의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공천개혁특위가 이미 만들어진 당헌당규개정안을 8월말까지 통과하기로 그 당시에 합의한 것이고, 이것에 따라서 저는 원칙적으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것과 더불어서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전략공천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 또 현역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구체적인 논의는 유승민 최고위원이 지적한 것처럼 조금 늦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공천과 관련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관련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기현 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국회 정론관에서 비공개 회의 부분 브리핑을 갖고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의원이 제출한 안을 중심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공천원칙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관련 사항을 짤막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