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다른 대기업 협력업체들보다 납품 단가 인하 요구를 자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협력업체들은 삼성전자 현지화 전략에 따라 해외 생산법인으로 물량이 대거 이전, 납품 물량 감소를 협력업체 경영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에 단가 인하요구 많아
10일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본부가 조사한 '2011년 1/4분기 대기업 협력업체 경영애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업체들 가운데 '계약 기간 중 납품단가 인하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2.4%에 그쳤다. 반면 조사 대상 기업 평균은 6.7%나 됐다.
정기적인 연간 납품 단가 인하 횟수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는 1.4회로 전체기업 평균(1.3회)보다 잦았다. 수시로 요구받는다고 답한 기업의 연간 인하 횟수 역시 삼성이 3.5회, 평균은 2.8회였다.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협력업체 42곳, 기아자동차 협력업체 20곳, 대우일렉트로닉스 협력업체 9곳, LG이노텍 등 기타 기업 협력업체 8곳 등 79곳이 참여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경영어려워, 물량감소 탓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협력업체의 47.6%가 '경영이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답한 협력업체는 9.5%나 됐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대기업 협력업체 가운데 '경영이 매우 어렵다'고 답한 평균은 삼성전자 협력업체보다 3% 이상 낮은 6.3%에 그쳤다.
경영이 어렵다고 답한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은 원인으로 '납품물량 감소'를 가장 많이 꼽았다. 무려 85%였다. 이는 전체 평균(65.7%)보다 19.3%나 높은 수치다. 전 분기 조사에서는 20%에 불과했던 납품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업이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것.
삼성전자의 생산량 감소가 협력업체 납품 물량 감소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물량 해외법인생산, 지역경제 휘청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업체 등에 따르면 광주사업장은 올해 경영계획에서 세탁기 생산량 30%와 냉장고 생산량 15%를 각각 줄여 멕시코와 폴란드 현지 생산법인으로 이전키로 했다. 또 청소기는 저가형 모델 중심으로 올해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생산법인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생산물량이 실제 줄어들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A사가 부도를 맞는 등 올들어 1차 협력업체만 3곳이 문을 닫았고, B사 등 4~5개의 업체가 자금난으로 3개여 월째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초 6일 동안 삼성전자 광주공장 라인의 일부가 멈춘것도, 자금난에 허덕이던 삼성전자 협력업체가 공장가동을 중단하면서 비롯됐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청소기 등의 일부 가전물량이 현지 해외법인으로 이전되면서 협력업체 생산량도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일부 가전품목 생산량의 15~30%를 현지 해외법인에서 생산키로 했으나, 그것은 계획일 뿐이다"면서 "실제 상반기 매출은 전년도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부도업체 등도 생산량이 줄어든 가전제품과 연관관계가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생산량 감소와 부도와의 관계가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다른 대기업 협력사에 비해 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