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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미국, 지친 유럽…중국투자 '할까말까'

“中 내수소비주 노려야”vs“선진국 정책에 집중해야”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10 09: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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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 리스크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자 중국이 이들을 대신할 ‘안전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8월 물가하락 가능성이 확실시되면서 최근 시장 불안이 일부 가라앉으며 중국 경제가 유일한 ‘버팀목’이 될 공산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중국 지표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오성홍기.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에 따르면 7월 중국의 경제지표는 시장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물가상승과 내수지표 부진으로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당초 시장은 중국의 물가하락으로 정책기조의 변화를 통해 유동성 확대, 대규모 정부투자 등 반등 시나리오를 기대했다.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정부가 지난달 정치국 회의에서 물가안정을 다시 강조했다는 점에서 물가하락이 수치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정책스탠스가 바뀌긴 어려워 보인다”며 “8월 중에는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모멘텀의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 “내수경기 연착륙, 긴축완화 유효”

그러나 이후 중국을 안전투자처로 밀어 올릴 호재는 다양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먼저 8월 물가하락 가능성이 확정적이라는 게 첫 번째 요인이다. 7월 물가에 일부만 반영된 것처럼 주간단위 돈육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경기가 연착륙에 성공했고 추가 긴축조치가 제한적이라는 것 역시 중국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8월 각종 선행지수가 재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호재다.

이 팀장은 “6월 경기선행지수와 7월 제조업PMI지수가 2~3개월 연속 둔화되는 모양새였지만 세부지표와 계절성을 감안할 때 9월 중에는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의 급락장세가 진정되고 시장의 관심이 펀더멘털(기초경제요건)로 이동하면 중국 경제가 핵심변수이자 유일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3분기 중국경제가 9%대 성장세를 유지하고 9월부터 정책스탠스가 변화할 경우 시장에 분명 플러스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인플레 압력과 지방정부 부실대출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맞물려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경기 방어를 위한 재정확장과 12차 5개년 관련 투자는 기대해 볼 만 하다.

이에 대해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만약 8~9월까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 심화될 경우 가장 안정적인 중국 내수소비 관련주(유통·게임·인터넷·화장품 등)에 대한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에는 역부족”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애널리스트 역시 “9%대 고성장 추세를 유지하겠지만 중국의 경제지표 자체가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를 극복하는데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 애널리스트는 “2분기 중국의 실질GDP가 전년동기에 비해 9.5%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9%대의 고성장 추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7월 지표가 개선돼 선진국 재정 리스크로 인해 초래된 경기둔화 우려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저성장 속에서도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시기에는 중국 지표가 시장과 경기 전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과 스페인·이탈리아의 재정위기 우려로 선진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주 애널리스트는 “현시점에서는 중국 지표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재정 리스크에 대응하는 선진국의 정책적 대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