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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증시 바닥 찍었다"…혼란수습 이후 벌어질 일은?

HMC투자證 “미국 금리 상승, 미국채 오르고 달러화 약세"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09 13: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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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틀 째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증시가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충격이 가시더라도 미국 정부 차원의 정책적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악재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두드러졌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수석연구위원은 9일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국내증시가 당초 예상범위를 훨씬 넘어 폭락했다”며 “미국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국지성 ‘이벤트’에 대한 단기적인 반응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혼란수습 후 美 금리 상승반전할 것”

이 수석위원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반응은 미국채 가격의 하락과 금리상승이었지만 미국채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반대의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채 가격이 오르고 이머징마켓 등 일부 위험자산 가격의 하락, 달러강세가 돋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수석위원은 “하지만 혼란이 수습된 이후에는 미국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되고 미국채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이머징 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달러화도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국내증시 혼란은 모든 상황의 ‘초기반응’이란 얘기다 .다만 반응이 지나치게 격렬하고 주가 낙폭이 커 정책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수석위원은 “코스피 기준으로는 현재 주가가 저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장을 반전시킬 만한 미국의 정책적 대안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재정개혁과 관련해 더욱 진전된 정책 제시가 이뤄져야 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은 2단계 재정개혁안에 합의한 상황이다. 1차 재정 감축안에 이어 추수감사절이 낀 오는 11월까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위원회 구성이 빠른 시일 안에 완료되고 신뢰할 만한 개혁안이 제시되면 시장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수석위원은 “최근과 같은 폭락장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덜러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향후 또 다른 안전자산에 대한 평가가 시작돼 금, 엔화, 프랑화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장률 둔화, 수요부족 우리 기업에 악재될 것”

특히 미채권이 ‘안전자산’ 부문에서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평과 함께 수급구도의 대외의존성이 높다는 점도 이번 충격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내국인 수요가 대부분인 일본에 비해 미국은 유통되는 채권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등 외국인 소유다.

또 재정확보를 위해 국채발행을 늘려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국채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신용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것이 고민스럽다.

이에 대해 이 수석위원은 “외부 해결책보다는 미국 재정정책 차원에서 내부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리먼사태 이후 정책적인 노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율적인 경기 회복에 실패한 것이 미국발 위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대외 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 미국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으로 구분되는 브라질, 러시아의 성장률도 정체국면에 빠져 있다. 사실상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하면 소비(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 거의 없는 것이다.

그는 “결국 성장률 둔화와 수요부족은 우리 주력 산업 성장에 장애 될 수밖에 없다”며 “수출, 기업 활동에 제약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최근 국내증시 폭락은 극단적인 심리적 위축이 불러온 특이한 반응이다. 그러나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정점에 오른 미국의 신용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수석위원의 설명이다.

이 수석위원은 “다만 미국의 재정개혁안이 개선되면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며 “그 시점까지는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