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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허리인데, 쌩뚱맞게 다리가 찌릿찌릿?

이은정 기자 기자  2011.08.09 1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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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손가락이 칼에 베이면 상처 난 손가락이 아프듯이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몸 안 쪽 조직에 병이 생기면 그 주변을 지나가는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퍼져나가면서 엉뚱하게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서동상 부원장은 “김씨처럼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디스크나 근육 이상, 혈액 순환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만약 다리 저림 증상이 지속되거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다리 힘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원인 모를 다리 저림 현상이 있다면 허리디스크 의심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허리통증과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다. 환자에 따라 허리통증이 주 증상인 경우가 있고 다리의 통증이 주 증상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개 허리디스크는 허리통증보다 다리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의 양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한쪽 다리나 엉덩이에서 통증을 느끼지만 심한 경우 양쪽 다리 모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디스크는 대개 후방 또는 후외방으로 돌출되는데 이 경우 바로 곁에 있는 척추신경을 누르게 된다. 척추신경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다.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르면 ‘저릿저릿하게’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엉덩이나 다리, 심지어 발바닥까지 아프게 된다. 허리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체중 부하가 가장 많고 운동범위가 많은 4번과 5번 요추 사이, 그 다음으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두 곳이 전체 허리디스크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 4번과 5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저리고 당기며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5번 요추와 1번 천추 디스크 탈출로 인해 1번 천추 신경이 압박될 때는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찌릿찌릿하게 허벅지 뒤로 내려가면서 저리고 당기며 발바닥 저림 증상도 나타난다.

디스크가 의심될 때 가장 손쉽게 하는 검사법으로 하지직거상 검사법이 있다.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다리를 뻗어 들어올리면 좌골신경(엉덩이에서 허벅지와 종아리 뒤쪽을 지나 발끝까지 이어지는 신경)이 당겨져서 다리가 땡기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정상인의 경우 70~80도 정도에서는 통증을 느끼지만 디스크 환자의 경우 다리를 들어올릴 수 있는 각도(거상각도)가 이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하지직거상 검사만으로는 디스크 여부를 확진하기는 어렵다.

부펑힘찬병원 신경외과 백경일 과장은 “다리 마비가 동반된 경우 앞꿈치로만 혹은 뒤꿈치로만 걸
어보거나 한발로 뛰기를 해보았을 때 시행하기 힘들다면 전문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볼 것
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 손저림 증상 심하면 목디스크 의심
또 손저림 증상이 심하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는 5-6번 경추(목뼈)와 6-7번 경추 사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증상은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해 팔, 손가락까지 뻗치는 듯한 통증(방사통)으로 나타난다. 경추 사이의 물렁뼈(디스크)가 빠져 나와 팔이나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해당 부위의 감각이 둔해질 수 있고 심한 통증이나 전기가 오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어깨, 팔, 손가락의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눌리면 해당 부위의 근육의 힘이 빠지고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없거나 물건을 들다가 놓치는 등 팔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목디스크 증상은 손목터널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기 쉽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 및 손바닥 저림 현상이 나타나며 특히 밤에 심한 반면, 목디스크로 인한 손저림 증상은 어깨 주변과 상완(어깨에서 팔꿈치까지), 손끝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또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저림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팔을 올리면 저린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목디스크 초기에는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도 무거운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은 피곤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생활하면서 잠시 고개가 삐끗하면서 목에 통증이 오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1~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거나 어깨나 팔, 손끝 저림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면 일단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병원을 내원해보는 것이 좋다.

▲ 만성 두통과 목 부위 통증... 턱관절 장애 의심
턱관절 장애와 두통과도 연관이 있다. 턱관절 주위에는 수많은 신경과 근육들이 연결되어 있어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단순히 턱관절 부위의 통증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윗부분에서 통증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한 통증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 환자 중 약 70%가 두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트레스와 관련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로 이를 악물면 관자놀이를 둘러싼 측두근에 힘이 들어가게 되는 것. 이로 인해 측두근의 긴장이 증가하고 결국 근육이 굳어지면서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관자놀이 부위에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측두근뿐만 아니라 어깨, 목으로 번져 어깨결림이나 목뒤 뻣뻣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턱관절 질환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딱딱’ 소리나는 관절 잡음,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개구 장애, 음식을 씹을 때 턱의 통증 등의 주요 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면 턱관절의 충격을 완화하는 디스크가 없어지면서 골관절염이 생긴다. 이렇게 뼈가 마모되면 아래턱뼈의 높이가 줄어 나중에는 입을 벌리기도, 다물기도 힘든 상황에 이른다.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백경일 과장은 “하지만 한 가지 증상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방치하거나 자가진단으로 무턱대고 약을 복용하여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밀검사와 함께 숙련된 전문의의 촉진 그리고 통합진료가 가능한 전문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