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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채용광고비, 아웃소싱업계 ‘뿔났다’

[심층진단] 취업포털 연광고비 영업이익 20%이상 지출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8.09 10: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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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웃소싱 업계가 불어나는 채용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기업들은 적게는 연간 3000~4000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 가량의 비용을 채용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다보니 지속적으로 취업포털이나 벼룩시장 등의 구인광고에 기대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하지만 아웃소싱 기업들은 채용광고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취업포털에서 자신들이 광고주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웃소싱 기업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재고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기업들이 취업포털을 통해 인력채용을 하는 것은 일상화돼 있다. 일반 기업들이 공채 시즌을 통해 일 년에 2~3번 인력채용 공고를 내는 것과 달리 연중 상시로 채용을 해야 하는 아웃소싱 기업들에게 취업포털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렸다.

◆늘어나는 광고비 영업이익 20%

2006년부터 아웃소싱 업체들은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아웃소싱 기업들은 연간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비용을 채용광고비로 사용하고 있지만 취업포털로부터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용시장이 어려워지며 무료이용이 가능했던 포털사이트들도 기업회원들을 유로회원으로 돌리면서 채용광고비는 날로 증가했다. 하지만 아웃소싱 기업들은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다. 당장 인력 한명이 소중한 만큼 노출빈도가 높고,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취업포털의 입장에 맞춰가야만 했다.

한국HR서비스협회가 5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 7월 4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포털 사용비용으로 년간 3000만원 이상 사용한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 66%로 나타났으며 1억원 이상 사용기업도 11%에 달했다. 취업포털이 가장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서비스금액’이 52%로 가장 높았으며, 두 번째로 ‘서비스정책’이 36%, 많은 상품군 9%, 불친절 3%가 꼽혔다.

A기업 최 모 이사는 “일반 기업과 달리 아웃소싱 업체들은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다 보니 지원인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잡코리아와 알바몬 같은 경우 인지도가 높아 비용이 비싸도 광고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요즘은 휴가시즌인 만큼 인력모집이 더욱 힘들다. 꾸준히 월 7000~8000만원을 광고비로 사용한다고 밝힌 C기업 김 모 부장은 “매년 휴가 시즌에는 인원 채용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만큼 8월 이후에나 구인난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5월에는 채용광고비에만 1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의 경우 채용광고비가 매년 증가해 영업이익의 약 25%에 해당하는 비용을 광고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약 2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A, B기업은 연간 채용비로 각각 5억원, 2억원을 사용한다고 답해 영업이익의 25%와 10% 달하는 금액을 채용광고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C기업은 약 10억원의 비용을 채용비로 사용한다고 말해 역시 20%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몇 억 써도 효과는 ‘글쎄…’

많은 돈을 채용광고비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다고 아웃소싱 업체들은 주장한다.

A기업의 최 이사는 “비용대비 50%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DB의 경우 1000건당 10만원정도 하는데 100명을 TM해도 실제 지원자는 2~3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결국 취업포털은 자리만 제공하는 것인데 그에 비해 금액은 턱없이 높게 책정돼 있다고 전했다.

A기업에 따르면 3년 전과 현재 포털에 지불하는 채용광고비를 비교했을 때 순수지출의 경우 50%이상, 기업 인원수에 비례했을 때는 약 20%가량 증가했다.

D기업 양 모 이사는 “포털들도 아웃소싱 업체들은 ‘광고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라는 인식아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이사는 “대부분의 취업포털들이 아웃소싱 업체들에게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얼마나 이 업종을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업계 또한 ‘많은 사람이 지원하는 것’과 ‘꾸준히 일할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업체들은 몇몇 포털들의 ‘아웃소싱 업체 차별대우’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특히 국내 최대 취업포털로 알려진 ‘잡코리아’의 경우 가장 많은 업체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단 배너광고 금지’, ‘파견업체 채널 따로 표기’ 등으로 광고비 대비 적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취업포털들은 일반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합광고’를 아웃소싱 업체들에겐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C기업 최 부장은 “대기업처럼 큰 광고하나에 모든 채용 파트를 묶은 통합광고를 내려고 했는데 업체 측에서 ‘아웃소싱 기업은 한 회사로 파견ㆍ도급을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합광고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며 “하지만 결국 여러 개 하던 광고를 하나로 합치면 그만큼 취업포털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HR협회, 일부 취업포털과 손잡고 고객서비스↑

아웃소싱 업체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한국HR서비스협회는 회원사들의 편의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HR서비스협회는 지난 5월 ‘알바천국’, ‘커리어’와 HR서비스기업 인재매칭 지원을 위한 공동업무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제휴협약을 통해 알바천국과 커리어는 일단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 및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협회도 이들 토종 취업포털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한국HR서비스협회 남창우 사무국장은 “HR서비스기업들의 취업포털 사용은 HR서비스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취업포털업계 매출에서 HR서비스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 국장은 “취업포털들이 하루 빨리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도를 걷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아직 회원사들로부터 ‘취업포털의 과도한 광고비 책정으로 인한 대안모색’ 등을 요청 받은 적 없지만 업체들의 구인난은 점점 심해지는 듯하다”며 “수요ㆍ공급에 의해 책정되는 광고비의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지만 구인난 해결을 위해서라도 투자에 알맞은 효과가 발생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HR서비스협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알바천국과 커리어는 채용광고를 냈을 때 해당 상품의 조회수를 말해주고, 광고 체결시 어느 상품이 적합한지 추천해 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리어 기업영업본부 김수경 대리는 “파견담당팀이 따로 분리돼 지속적으로 업체들을 관리하며 마감ㆍ면접일자 등을 체크해 알려주고 광고 노출 후엔 캡처해 업체에게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알바천국 김청일 팀장은 “업체들에게 채용직종에 따라 어떤 상품을 이용하면 효과가 좋은지 추천해 준다”며 “불법 영업 인력에 관한 것만 아니라면 아웃소싱 업체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취업포털 1위로 아웃소싱 업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잡코리아는 타 사에 비해 비용이 높다는 업체들의 의견에 대해 “잡코리아의 트래픽 수는 타 취업포털들과 크게 차이나고 페이지뷰의 경우 타 업체들에 비해 4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노출효과 면에서 같거나 타사에 비해 높은 가격일지라도 단가는 더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인페이지 광고게제를 허용하지 않는 점에 대해 잡코리아 홍보팀 변지성 팀장은 “아웃소싱 업체의 경우 일반기업의 공채정보에 비해 비정규직 채용이 많고 채용하는 직무분야가 텔레마케팅, 보험영역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종합 취업포털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찾는 구직회원들도 배려하며 채용분야가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 팀장은 “광고수요만이 아닌 구직회원들이 원하는 채용공고를 찾을 수 있도록 배치에도 고심해야 함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인난’ 근본적인 해결부터 진행돼야

대부분의 업체들은 높은 ‘채용 광고비’의 해결과 더불어 몇 년 전부터 지속된 아웃소싱 업계의 ‘구인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A기업 최 이사는 “채용사이트에서 여러 기업들이 DB를 받아 사용하고 있어 몇몇 사람들은 아웃소싱 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받게 되고 그러다 보면 업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심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다 보니 6개월에서 1년간만이라도 근무해 줄 아르바이트생까지 채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D기업 양 실장은 “아웃소싱을 이제는 ‘고용의 다양화’라는 개념으로 봐야할 때”라며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업계와 취업포털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용비보다 근본적으로 업계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기업 정 모 대리는 “대형 취업포털의 부당한 서비스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몇 년간 지속된 아웃소싱 업계의 ‘구인난’”이라며 “더 넓게는 열악한 근무환경, 구인난, 취업포털의 높은 채용비가 모두 얽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리는 “업계 모두 더 이상 사태 방관자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 토론하고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