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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검은 월요일’ 원인 들여다보니…

[긴급진단] 심리적 공포·외국인 수급 불안···저점 1840~1850p 예상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08 16: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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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주식시장이 8일 ‘폭탄’을 맞았다. 미국의 신용평가 강등 발표 이후 처음 개장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장개장과 동시에 무서운 하락세를 기록하며 올해 첫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극단으로 치달았다. 정부의 ‘연기금’ 투입이라는 초강수도 폭락하는 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일 코스피 지수는 74.30포인트(-3.82%) 하락한 1869.45포인트를 기록, 최근 영업일 기준 닷새 동안 302.86포인트(-13.94%)가 주저앉았다. 시가총액 170조4906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최근 거래일 닷새 동안 81.7포인트(-15.01%) 폭락해 시가총액 15조8990억원이 줄어들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신용리스크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유래없는 주가 폭락으로 이 같은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SK證 박정우 팀장 “논리적 설명 어려운 낙폭”

미국발 ‘블랙 먼데이’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포와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불안을 원인으로 꼽았다.

SK증권 박정우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같은 폭락세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어려울 정도”라며 “지난주부터 조선·건설주 관련 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본 외국인들이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매도로 돌아선 것이 수급불안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이 실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기 보다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공포가 수급 문제로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證 박상현 팀장 “美보다 유럽발 신용경색 더 우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국내주가의 낙폭을 키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팀장은 “현재 미국보다는 유럽의 신용경색 리스크 훨씬 크다”며 “그리스와 유럽, 미국 등 연쇄적인 신용경색 우려에 확산됨에 따라 안전자산 쪽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게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자체가 유동성이 좋아 외국인 매수·매도가 유리하다”며 “더구나 일본 대지진 이후 수혜를 입은 한국 시장의 차별성이 약해지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 상 대외적인 충격에 약하다는 것도 증시 충격의 이유로 꼽혔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의 저점은 과연 얼마일까. 이미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국내 주가 밴드 예상치는 모두 깨진 상황이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 5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00선이 붕괴한 이후 추락하고 있다.

박정우 팀장은 “현재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저점 수준은 1840~1850선”이라며 “미국의 2차양적완화 이후 코스피 랠리가 시작됐던 지난 4월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새로운 멘트가 나오면 시장이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팀장은 “현재 경기 리스크를 반영하면 1800중반~초반을 예상할 수 있지만 이미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결정이 시장 충격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신용 리스크와 관련된 시그널이 나와야 주가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5% 이상 하락하는 현상이 1분 이상 지속되자 오후 1시23분을 기해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장중 한때 10%이상 추락한 코스닥 시장 역시 이날 오후 1시10분 20분 간 모든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역대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