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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철옹성’ 경영권 껄끄러운 묘수

롯데 신격호 0.05%·SK 최태원 0.08% ‘소(小)주주’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04 16: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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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재벌 총수들의 ‘쥐꼬리’ 지분율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례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그룹 지분율은 불과 0.05%,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0.08%의 ‘소(小)주주’다. 그럼에도 막강한 경영권과 그룹 지배력을 휘두르는 묘수는 바로 순환출자 등을 이용한 내부지분율 높이기에 있다. 내부지분율은 오너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특수관계인 및 법인 등이 보유한 지분, 즉 우호지분을 말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재계순위 10위 이내 그룹 중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낮은 곳은 SK그룹이었다. 전체 SK 계열사의 총자본금 대비 총수일가의 출자액 비중은 0.79%로 이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몫은 0.08%에 불과했다.

개인 출자액 비중이 가장 적은 오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으로 0.05%였으며 롯데 총수일가는 2.24%의 그룹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GS그룹으로 16.25%를 차지했다.

   
동일인이 자연인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 (매년 지정일 기준, 단위:% / 제공-공정거래위원회)
◆ 10대 재벌 내부지분율 20년래 최고

국내 재벌그룹의 이른바 ‘황제경영’이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38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1364개 중 69.6%인 949개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다. 반면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계열사는 4.55%인 62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가능한 것은 국내 대기업의 내부지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계가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4월 1일 기준 54.20%를 기록했다. 이 중 계열회사가 47.36%를 차지했고 총수일가 4.47%, 비영리법인·임원 등의 지분율이 2.37%였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재벌그룹의 내부지분율은 1999년 이후 12년 만에 50%를 넘어 올해 53.5%로 증가했다.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50% 이상의 내부지분율이 필요하다.

공정위는 그룹들이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오너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같은 기간 10대 재벌그룹의 총수 지분율은 1.1%로 변동이 없었지만 계열사 지분율은 44.0%에서 50.3%로 급증했다. 10대 그룹의 계열사 지분이 50%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 “상장사, 지배구조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정황을 등급화한 발표가 나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원장 강병호)은 3일 국내 상장사 668개를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Environment, Social, Govermanvece)통합등급 평가를 실시한 결과 올해 지배구조 부문에서 ‘양호+(A+)’ 이상 등급을 받은 회사는 14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같은 등급을 받은 회사가 25였다. 1년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구조원 측은 이에 대해 올해 국내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성장 위주의 경영 전략을 펼친 것을 평가 결과의 부진 원인으로 지적했다.

한편 ESG 평가는 (UN사회책임투자원칙)에서 투자의사 결정시 고려하도록 하고 있는 핵심요소로 국내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독자적인 평가 모델을 개발, 기존 지배구조평가에 사회·환경부문 평가를 보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