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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소비자물가, 5대 악재 들여다보니···

유가·원자재·농축수산물 값, 공공요금 폭탄에 인플레이션 우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8.01 15: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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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민 생활을 담보로 하는 소비자물가가 날개 돋친 듯 치솟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 상승했다. 이는 지난 달 보다도 0.7%나 오른 수치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한달 새 4.0%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공업제품도 0.6%, 서비스 물가는 0.3% 상승해 서민들의 시름을 더욱 키웠다.

   
 
◆ “최소 8월까지 물가 4% 고공행진할 것”

이런 가운데 현재 물가 상승세를 이끄는 ‘5대 악재’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솔로몬투자증권 신병길 연구원은 지금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다섯 가지 요인으로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공공요금 인상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꼽았다.

신 연구원은 이 같은 요소들 때문에 최소 8월까지 소비자물가가 4%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날씨 영향 등으로 농수축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4.0% 급등했으며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공업제품 물가도 0.6% 올랐다. 집세의 지속적인 상승과 시내버스요금 등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물가 등도 올라 전체 서비스 물가도 지난달 보다 0.3% 상승했다. 전방위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확산·지속된 셈이다.

신 연구원은 물가폭등의 주범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의 급등을 지목했다.

그는 “수급 안정으로 3월 이후 하락세 보였던 농축수산물 물가가 하절기 기상악화 등으로 급등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0.66%) 중 0.37%나 차지했다”며 “특히 긴 장마와 폭우로 배추, 열무,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6.9% 급등해 작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에는 장마와 태풍 등 악천후 탓에 농축수산물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10월은 돼야 농축수산물 물가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신 연구원의 설명이다.

◆ 원자재·국제유가 하락 가능성 낮아

올해 초 중동사태 이후 급상승했던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당분간 하락세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6월말 이후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신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국제유가가 100달러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제유가 하락을 빌미로 물가가 떨어지는 국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내내 억눌려왔던 공공요금 역시 하반기 한꺼번에 오를 것으로 보여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악재로 꼽혔다. 일부 지역은 7월 들어 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됐고 이달부터는 전기요금이 평균 4.9% 올랐다.
신 연구원은 “공공요금 인상이 직접적으로 소비자물가 끌어올릴 뿐 아니라 다른 품목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2차 파급효과를 미치므로 하반기 물가불안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측의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꼽혔다. 신 연구원에 따르면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상반기에는 디플레이션 갭(경제가 충족시킬 수 있는 잠재적 공급능력에 총수요의 크기가 미치지 않는 경우 그 차액)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핵심소비자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신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며 수요 측의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이다. 4,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완화되고 6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5, 6월 동안 3.9%로 다소 완화됐었다.

◆ “8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多”

그러나 6월 들어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재차 4%로 올라섰다는 것이 신 연구원의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원가상승을 동반하지 않더라도 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기준금리 방침은 어떻게 결론지어질까. 6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미시적인 물가억제책으로서 기준금리 인상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발 경제 불안 등 여전히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기준금리 인상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여건만 본다면 상방리스크가 훨씬 크지만 높은 대외적 하방리스크를 고려하면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