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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사립교원 선발권 넘겨라

사학 길들이기 논란..."투명성 제고 차원"vs"고유권한 침해"

장철호 기자 기자  2011.08.01 1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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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시교육청이 사학재단에 대해 교사 선발권을 위탁토록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투명성 제고 차원이라며 강한 압박을 하고 있으나 사학측은 교사 임용권 등 인사권은 고유권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최근 사립학교 법인 36곳(학교수 71개교)에 신규교사 채용 전형시 일정부분을 위탁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앞서 사립학교 행정실장을 불러 설명회를 가졌다.

표면상으로 시교육청이 공립학교 교사 채용 때 함께 선발해주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사학에 대한 강한 불신이 내재돼 있다. 이는 지난 5월 구성한 사립학교 내실화 추진단의 역할.기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다.

위탁 내용은 필기, 실기, 면접 등 모두 3단계로 구분해 선택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필기나 실기만 위탁하고 면접은 법인이 주관하는 방식이다.

사립학교들은 그러나 말이 권고나 선택이지 사실상 강요나 다름없는 일방적 통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탁을 하면 사립학교 경영평가 가산점 부여, 현안사업 우선선정, 학교평가 교장, 교감 자격연수 등 각종 행.재정적 인센티브 등을 제시했다. 이는 위탁 거부 학교는 반대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뜻으로도 비친다.

사립학교들은 법에도 없는 것을 시행하는 시교육청의 행태에 반발하면서도 학생, 교직원에게 돌아올 불이익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사립학교 관계자는 “모든 사학이 채용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를 것이라는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보는 것 같아 억울하다”며 “위탁 전형은 학교와 학생들의 실정에 맞는 교사를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사립학교 이사장들은 조만간 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고 시교육청의 요구를 따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006년부터 국공립학교 교사 선발시 상당수 사립학교가 시교육청에 선발권을 위탁했었다”면서 “이제까지 참여하지 않은 사립학교에 대해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립학교 이사장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면, 이 문제를 토론의 장으로 끌어내 시시비비를 가려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