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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현대속도

인문의 관점에서 바라본 현대차그룹 해설서 ‘현대속도’ 발간

이용석 기자 기자  2011.07.29 2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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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의 전통 가옥, 단군신화, ‘인왕제색도’를 그린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 개발. 이들은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2000년대 들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를 새롭게 해석한 책 ‘현대속도’가 화제를 낳고 있다.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따르면, 현대속도는 2004년 등록된 신어로, 중국에서 현대차의 빠른 성장세를 이르는 말이다. 현대차가 2002년 중국 베이징에 합작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후 2개월만에 첫 차를 생산하고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자 중국 언론이 ‘현대속도’라고 쓰기 시작하면서 생긴 말이다.

그러나 ‘현대속도’는 현대차의 초고속 성장을 경영이 아닌 인문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해석하고 있다. 책은 현대차의 각종 경영활동을 사람ㆍ현장ㆍ변화ㆍ책임ㆍ미래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이에 맞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밑바탕에 깔린 문화와 철학을 특히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하여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가옥, 단군신화, 겸재정선에 깃든 자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인간과 자연이 서로 양보하며 어울리는, 한국인의 생생지리(生生之理)의 생태사상이 바로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 개발과 사회공헌 활동의 근원적 철학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속도’ 표지이미지.
또한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회장으로 이어지는 장남 리더십을 분석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장남의 지위에 대해 설명하고, 장남문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미국 미시건대 경영대학원의 토머스 코넬란 교수의 연구를 동원했다. 토머스 코넬란 교수는 세계 인명사전에 실린 인물의 64%, 전 세계 기업가의 2/3, 미국 대통령의 반 이상, 미국 전체 대법원 판사의 55%가 첫째 자녀라는 통계를 제시하며 장남 리더십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남정신은 책임감과 장인정신으로 이어져 회사 발전의 초석의 된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을 통해 이 책은 현대차의 초고속 성장의 원동력은 공동체에 기반한 한국적인 가치와 정신이라고 말한다. 현대속도는, 단순한 빠르기가 아니라,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의 삶과 밀착하여 관객이 아닌 주체로서 함께 동참하고 있다는 실감에서 나오는 체감의 철학과 가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다른 어떤 기업이나 공동체 조직보다 조직에 대한 헌신도가 유달리 높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이는 체감의 가치에서 비롯된 사람중심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