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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사 뜨자 대웅제약 ‘먹구름’…영업익 11.3% 하락

사상 최고 매출 기록에도 광고에 막대한 투자, 가격인상 요인 지적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7.29 18: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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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상반기 ‘간 때문이야’ 한 마디로 제약사 광고계의 한 획을 그으며 매출 급신장을 기록한 대웅제약 ‘우루사’. 그러나 대웅제약으로서는 ‘우루사’ 매출 신장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간 때문이야’ 광고에 막대한 투자비를 들이면서 남는 이익이 없어 ‘남는 게 없는 장사’, ‘빚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선수 차두리를 앞세운 ‘간 때문이야’ TV 광고는 전국을 들썩이며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45억 대비 100% 이상 증가한 90억원을 기록했다.

간장약 시장 점유율도 전년 28%에서 42%로 크게 상승했다. 2분기에는 매출이 1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어 ‘간 때문이야’ TV 광고는 단순히 매출 효과로만 본다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광고효과 봤으니 이제 가격인상 할 차례?

광고가 방영된 지 5개월 후 즈음인 6~7월부터 대웅제약이 ‘우루사’ 가격을 1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막대한 광고비 지출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광고비 등 판관비로 40~50억 가량을 지출했다며 이를 두고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올 2분기 대웅제약 매출은 1775억원으로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 때문이야' 우루사 광고 한 장면. '우루사'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고비 지출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됐다.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는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우루사’ 광고 집행 등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대한 광고비 지출로 인한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광고비로는 매출의 70~200%를 사용하게 되는데 ‘우루사’ 광고비는 매출의 50%도 되지 않는다”며 “광고의 패러디효과가 컸을 뿐이지 실제 광고지출 비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인상 검토는 원료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루사의 원료인 UDCA(우루소데옥시콜린산) 가격이 2년 사이 15~20% 올라 가격인상 얘기가 광고 방영전인 올 초부터 계속 나왔었다”며 광고비 지출과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는 게 없긴 해도…광고효과 만큼은 ‘인정’
 
이 같은 ‘우루사’의 가격인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남는 게 없는 장사’라고 겉으로는 손가락질 하지만 내심 부러워하는 눈치다.

‘간 때문이야’ 광고는 광고효과 전문조사기관인 한국CM전략연구소 조사 결과, 상반기 브랜드별 광고호감도에서 조사 대상자의 57.56%로부터 호감을 얻어 광고효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고 제작자인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황경훈 국장은 “‘간 때문이야’ 메시지, 음악, 모델 등 모든 요소들이 매우 전략적으로 개발되고 통합됐다”며 “또 소비자와 공감대를 이루도록 재미적 요소를 가미, 폭발적인 패러디 열풍을 일으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간 때문이야’ 광고 열풍에 힘입어 동아제약 ‘박카스D’, 일동제약 ‘아로나민씨플러스’, 유한양행 ‘삐콤씨’ 등 광고도 함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우루사’의 경쟁제품으로 꼽히는 유한양행의 ‘삐콤씨’는 ‘간 때문이야’ 열풍 이후 ‘우루사’를 의식한 듯 황정음을 모델로 발탁, 소비자층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월19일부터 황정음이 출연한 ‘삐콤씨’ 광고가 방영된 이후 ‘삐콤씨’ 매출은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초 ‘간 때문이야’ 광고로 제약산업 전반적으로 광고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대웅제약의 광고비 지출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광고효과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루사’ 광고 이후 여러 제약사들이 젊은 모델을 기용해 소비자층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인상 꼼수 비난 ‘불가피’

한편, 현재 대웅제약은 차두리를 모델로 한 ‘우루사’ 광고 2탄을 제작, 광고심의를 진행 중에 있다. 대웅제약은 1탄 ‘간 때문이야’ 인기를 광고 2탄으로 그대로 이어갈 전략이다. 이를 위해 광고 2탄 역시 차두리를 모델로 했다. 이와 함께 ‘우루사’ 제품 리뉴얼 단행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많은 식품업체들이 제품과 포장디자인 리뉴얼하면서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대웅제약 역시 ‘우루사’ 가격인상 문제와 리뉴얼이 겹치면서 가격인상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만약 이 같은 우려가 가시화돼 ‘우루사’ 2탄 광고와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리게 되면 2탄 광고의 효과는 물론 지금까지 쌓아온 광고효과와 이미지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리뉴얼은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우루사’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가격인상 문제는 원료가격이 올랐기 때문이지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