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민 불만이 폭우괴담(?)…경찰 ‘엄정 수사’ 방침 ‘논란’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29 12:47:0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침수·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른바 ‘폭우괴담’에 대해 처벌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이 최근 사흘간 서울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와 서울시에 대한 비난과 풍자 여론이 확산되고 있자, 이 가운데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을 올린 누리꾼들에 대해 엄정 대처하기로 한 것.

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이번 폭우 사태와 관련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에 대해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면서 “인터넷 등에 근거 없이 떠도는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퍼 나르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찰 발표에 앞서 조선일보가 이날 ‘인터넷 폭우괴담도 홍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네티즌들이 광화문 물난리가 청계천 때문이라거나 오 시장이 수방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과 다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는 점.

실제 일부 누리꾼들은 오 시장 임기 동안 서울시 수해방지 예산이 대폭 감소했다는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목소리를 예로 들며, 이번 물난리의 원인을 서울시 탓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

한마디로, 서울경찰청은 시민단체과 야권의 주장은 ‘거짓’이고 조선일보의 보도는 ‘진실’이라고 손을 들어준 셈이다.

결국, 복수의 언론들과 시민단체들, 그리고 야권이 한 목소리로 수방예산 축소 등 오 시장의 재해 행정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서울 경찰이 이 같은 입장을 천명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은 거세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지 말라고 성난 민심을 애초부터 봉쇄하고 있는 것" "진보 언론들과 시민단체를 압박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시 민심과 동떨어진 자랑스런 서울시 경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항의하면 광우병 괴담, 폭우에 서울시 행정을 비판하면 폭우괴담이냐"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서울시 수방예산 1/10 삭감 주장, 유포자 중 한 명은 한나라당 의원”이라면서 그 예로 “수해방지 위한 서울시 일반예산은 점점 줄어 66억 원에 불과(현기환 의원, 2010.10.18 국정감사)”라는 내용의 과거 기사를 트위터에 확산시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조선이 '폭우괴담' 보도하자 바로 '엄정 수사' 보도자료 내는 경찰, 환상의 괴담 커플이다” “폭우괴담을 엄중하게 수사한다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옛말의 올바름을 확인시켜주는구나. 민심이 흉흉해진 게 느껴지긴 하나보네”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러나 시민들이 공포심과 불안감을 조성하도록 악의적으로 ‘괴담’을 유포하고 있는 게시자들은 처벌하는 게 맞다며 ‘옹호론’을 펼치고 있다.

한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28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서울시의 수해방지예산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고 산사태를 겪은 우면산 수해방지 관리비용은 25억 원이 삭감됐다”고 주장했고,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 2005년 641억원이었던 서울시 수해방지 예산이 지난해에는 66억원, 올해는 40억원으로 격감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는 2007년 1974억 원이던 수해방지 예산을 올해 3436억 원으로 크게 늘리는 등 수해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민주당의 주장을 ‘거짓 수치’에 따른 정치공세로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