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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언덕’ 주택연금, 훗날 ‘적자’ 가능성은?

부동산처분·주택연금가입 급증…“집값 떨어질수록 손해”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7.29 1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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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자금 마련에 집값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주택구입연령대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는 자산 대부분을 주택에 투자한 만큼 부채도 상당부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이나 부동산 처분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 마련에 나서고 있다.

   
향후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거주도 유지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을 찾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하락세에 있는 집값이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자금 마련에 변수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을 압박하는 부채상환과 함께 집값까지 하락하게 되면 집을 샀을 당시 투자금(부채포함)에 비해 다시 팔 때나 주택연금 가입 시 산정되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50~60대)의 담보대출 상환방법은 만기일시 상환(44.2%)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주택연금이 베이비붐 세대는 물론 고령자들 사이에서 가입건수가 높아지고 있다. 주택연금은 은행에 집을 담보로 맡기고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형태로 받는 제도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거주도 유지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07년 7월12일 주택연금이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5.7명이 가입해 지난 7월11일 기준 총 5730명이 연금을 받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1336건(보증공급액 1조83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에 비해 가입건수는 57.4%, 보증공급액은 41%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집값 떨어지면, 월 지급액도 감소?

그러나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앞으로 30년 뒤 집값 상승률이 반토막 나면 주택연금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언론 매체에서 전국 집값 상승률이 절반가량 떨어진다는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주택연금은 2040년을 기점으로 연금 지급액이 운용 수익을 초과하는 적자구조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월별 지급액 산정 기준은 집값이 매년 3.5%씩 오른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앞으로 고령사회 진입이 빨라지고 출산율 저하 등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집값 상승률을 1.6%로 추정하면 장기적으로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주택연금은 최초 가입 당시 산정한 주택가격이 유지되는 등 매년 나타나는 변수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정하기 때문에 적자 날 일이 없다는 것이 주택금융공사 측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어떤 제도변경 없이 집값 상승률만 놓고 30년을 (시뮬레이션)돌리게 되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하지만, 지금 같이 집값 변동 등 변수가 있을 때를 대비해 연구용역을 통해 월 지급액 조정 여부를 매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 수급, 공백 10년

집값 하락과 부동산 관련 부채상환 압박 등의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자산 중 비중이 높은 부동산 처분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의 은퇴 이후 나타나는 소득감소와 연금부족 등으로 인해 노후생활대책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 노후생활수단으로 △국민연금(38.5%) △예금·적금(24.3%) △사적연금 (19.5%)등으로 국민연금의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실질 은퇴연령은 55세인데 국민연금 수급대상은 65세로 규정돼있어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제연구소 손은경 연구원은 “은퇴 이후 실제 연금수령까지 10년 정도의 공백기가 존재하는데다, 국민연금은 빠른 고령화 및 재정구조의 취약성으로 인해 2044년 이후 적자발생이 예상되고 있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