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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하이닉스 노림수’ 라이벌 KT의 평가는…

‘SKT는 왜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는 것일까’…KT 보고서 ‘눈길’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7.29 08: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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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M&A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하이닉스를 두고 SK텔레콤과 STX그룹의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이런 가운데 KT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 SK텔레콤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이례적으로 경쟁사의 행보를 평가했다는 데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경제경연구소(디지에코)는 최근 홈페이지(www.digieco.co.kr)에 ‘SKT는 왜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는 것일까’란 주간보고서를 등록했다. 보고서는 SK텔레콤의 인수 추진 배경과 외부 시각, 그리고 불안요소 등이 주요 골자다.

◆“SK그룹 차원에서 접근해야”

우선, 보고서는 SK텔레콤이 아닌 SK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언급하며 △국내시장 속 성장 한계 △신성장동력 확보 △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 배경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SK그룹의 주요 사업은 에너지와 통신 등 주로 내수 중심의 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이를 탈피해 수출 위주의 신성장동력 확보의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룹의 핵심 사업인 에너지, 통신이 사업 특성상 정부 규제에 민감하며, 최근 정부의 물가단속 때문에 국내시장에서는 성장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최근 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시스템 반도체 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으로 풀이한다.

하이닉스는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되는 CMOS, 디스플레이 제어용 DDI 등 시스템 반도체(SoC)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SK텔레콤은 올해 초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엠텍비전’과 중국 심천에 ‘SK 엠텍’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중국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재무적으론 STX보다 낫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능력에 대해 보고서는 SK텔레콤이 STX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 보유액은 약 2조원에 달하며, 연간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은 1조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 것을 두고 KT가 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SK텔레콤의 인수 추진 배경과 외부 시각, 그리고 불안요소 등이 주요 골자다.
보고서는 또,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지분을 20% 확보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총 인수비용은 약 3조원으로, 최대 2조원 수준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해도 순차입비율은 40%대 중반을 형성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대신증권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지난해 말 기준 50% 중반대의 순차입금 비율을 기록한 KT와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수준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인수가격이 아닌, 반도체 산업의 경기순환.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이 매우 극심하게 경기가 순환하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불확실한 경기순환 신용도 하락이 관건

한편, 보고서는 외부에서 SK텔레콤의 이번 행보를 두고 디바이스 사업에서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한 애플과 상반되지만, 애플의 사업 모델과 유사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위한 모바일 D램과 낸드는 하이닉스를 통해 생산할 수 있고, ‘SK 엠텍’이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할 경우,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3요소를 모두 갖출 수 있고, 이는 분사하는 플랫폼 사업이 뒷받침할 경우 애플의 성장모델과 가깝다는 게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보고서는 S&P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추진이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이닉스 인수는 성장전략이 훨씬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어 신용등급 평가 시 지배구조항목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며, 하이닉스의 수익 변동성과 대규모 자본지출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