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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투자 1000억 말아먹은 국민연금, 이번엔?

조미르 기자 기자  2011.07.28 08: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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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운용자금 규모 340조원, 몸집으로 보면 세계 4위 연기금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민연금은 미국 석유제품 운송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지분 23%를 1조원에 사들였다.

올해 2월에는 4000억원을 들여 브라질의 희소 광물인 나이오븀 생산업체 CBMM 지분 2.5%를 매입하는 등 꾸준히 해외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30일에는 미국 뉴욕에 첫 해외사무소도 개설했다.

이날 사무실 개소 행사에서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현재 국민연금은 작은 물의 고래 같은 모습”이라며 “해외에 좀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시가총액 1000조원이 조금 넘는 한국은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엔 너무 작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로 얻은 수익은 얼마나 될까.

국민연금 기금운용 공시내역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평균수익률은 초라하다. -3.77%의 시장수익률을 기록한 해외주식투자의 경우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10.54%였다. 운용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을 뺀 초과수익률은 -6.77%에 머물렀다.

채권의 경우 해외직접투자의 초과수익률은 3.28%, 위탁투자는 1.23%를 기록했다.

대규모 자금력을 동원하고도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로 얻은 수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일각에서 기금운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엔 시간을 돌려 2008년으로 돌아가 보자.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국민연금은 파산 선언을 한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해 메릴린치, AIG, 패니에이, 프레디맥 등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모두 날렸다.

노후를 위해 매달 국민연금에 돈을 지불해온 연금가입자들의 희망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후 국회와 시민단체 등은 앞다퉈 부실한 해외투자에 몰두한 국민연금에 매서운 질타를 보낸 바 있다.

3년이 지난 지금, 유럽발 금융위기과 관련된 소식들이 신문지상을 채우고 있다. 이 와중에 나온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강화 계획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거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또다시 ‘말짱 도루묵’인 상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무리한 해외투자로 또 날리기 전에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전하지 않도록 거듭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