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토요타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예상이 가능한 것은 상반기 글로벌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고른 수출 실적과 동일본 대지진 영향에 따른 토요타의 생산차질이란 반사이익이 더해진 결과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글로벌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토요타(다이하쯔․히노 포함)는 상반기 글로벌 생산량 337만5692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생산량은 토요타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추측을 가능케 한다. 보통 판매량은 생산량에 비해 5~10% 정도 낮은 수준이기 때문. 다음달 2일 정확한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토요타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00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이러한 판매량 예측치는 상반기 453만6497대를 판매한 제네럴모터스(GM), 409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과 비교해 100만대 이상 뒤지며 글로벌시장 1위·2위 자리를 내주게 되는 것이다.
토요타는 또 현대기아차에도 밀리는 분위기다. 지난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319만2604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195만1557대)와 기아차(124만1047대)의 글로벌 판매량을 합친 것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6%, 25.3% 판매신장을 이룬 성과다.
◆상반기 여세 몰아 하반기 공략 ‘박차’
북미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 |
이렇듯 토요타의 침체 속에 현대기아차의 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시나리오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북미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33% 상승한 56만7901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9.0%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의 아반떼가 40%, 기아차 쏘울이 76% 이상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을 펼친 것이다.
유럽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유럽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유럽연합(EU) 27개국에서 33만5641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4.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0.3% 오른 수치로 토요타(4%), 닛산(3.4%), 스즈키(1.3%) 등을 제치고 유럽시장에 진출한 아시아 자동차업체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글로벌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하반기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현지 고객들이 선호하는 타입의 i40 왜건형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지만, 꾸준한 신차출시와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글로벌시장 고객들이 현대기아차 브랜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나가 글로벌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신형 캠리 앞세워 ‘재반격’
토요타의 대표 베스트셀링카 캠리. |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상반기 주춤했던 토요타지만, 하반기에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생산성이 6월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6월 토요타의 일본 내 차량 생산은 24만966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5.9% 감소했다. 하지만 지진발생 직후인 4월 78.4%, 5월 54.4% 감소한 것과 비교한다면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의 이 같은 생산성 회복은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생산을 중단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차례로 생산재개에 들어가며 부품조달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토요타는 하반기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며 빼앗긴 왕좌를 되찾을 방침이다.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진여파에 따른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35만대를 추가 생산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올해 글로벌 생산계획을 당초보다 4% 증가한 770만대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토요타는 부품조달 재개와 생산증대에 따른 인력 수급을 위해 4000명에 이르는 직원 모집에도 나섰다.
토요타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생산증대에 이어 국내외 공장은 빠르면 7월 풀가동될 것”이라며 “모든 차종을 고객의 주문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완전 정상화는 10월로 전망한다”며 생산성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생산성 회복과 함께 토요타는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하반기 글로벌시장 판매량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관계자는 “북미시장에 소형차 iQ 모델을 비롯해 4분기 신형 캠리 등 신차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