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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은평 한옥마을, 어떻게 조성되길래…

[심층진단] 뉴타운지구 3만㎡ 부지에 99~165㎡ 규모 100여동 ‘미래형 한옥’

이보배 기자 기자  2011.07.26 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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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 은평뉴타운지구 약 3만㎡ 부지에 100여동의 미래형 한옥마을이 들어선다. 서울시가 지난 2008년 발표한 ‘서울 한옥선언’ 이후 뜨겁게 일어나고 있는 ‘한옥 붐’이 뉴타운지구 내에서 최초로 가시화되는 것. 한옥 부흥시대를 견인하고 한옥마을을 역사문화관광 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서울시의 포부가 대단하다. 이런 가운데 ‘은평 한옥마을’이 어떻게 조성될 것인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시 차원에서 구체적인 계획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음에도 개발 방향과 관련, 벌써부터 여러 경우의 수가 점쳐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2014년까지 은평뉴타운 3-2지구 내 단독주택부지 약 3만㎡ 부지에 100여동의 미래형 한옥마을 ‘은평 한옥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은평 한옥마을은 서울시가 2008년 발표한 ‘서울 한옥선언’의 일환으로 조성되며, 서울시가 최초로 신규 조성하는 성북2구역 한옥마을 50여개 동보다 약 두 배 규모다. 또 아파트 일색이었던 뉴타운 지구 내에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서울 주거문화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 계기로 주목된다.

◆‘억’ 소리 나는 보조금도 관심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한옥마을의 한옥 당 면적은 최소 99㎡에서 최대 165㎡이고, 진화하는 한옥의 전형을 보여주기 위해 높이는 1층과 2층 등 다양하게 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은평 한옥마을의 기본 방향을 좁고 불편하다는 기존 한옥에 대한 통념을 깨고 현대인들의 삶에 적합하고 토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미래형 도시생활한옥 모델, 친환경 웰빙 건축물로 지을 것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미래형 은평 한옥마을 조성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한옥마을 조성 방법을 두고 여러 경우의 수가 점쳐지고 있다


서울시는 또 은평 한옥마을이 인근에 위치한 진관사, 삼천사 등의 역사문화자산, 북한산 둘레길 등과 연계되면 서울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나아가 진관사와 연결되는 길목에 2층 한옥들을 배치하고 쌈지공원을 조성해 역사문화거리로 특화하는 한편, 그 뒤편에는 한옥체험시설을 유치해 근래 급증하고 있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한옥체험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는 내년 초 은평 한옥마을을 ‘서울특별시 한옥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른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한옥 조성 주체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한옥마을 조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은평 한옥마을의 ‘억’ 소리 나는 보조금 혜택도 눈길을 끈다.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되면 서울특별시 한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호당 보조금 8000만원 및 융자금 2000만원 등 총 1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 시는 또 이와 별도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며, 은평구에서도 별도의 한옥지원 조례를 제정해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평 한옥마을은 과연 어떻게 구성될까. 당초 서울시는 올해 안에 SH공사가 발주하는 현상공모를 통해 전체계획안을 선정하고, 이후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인가 변경 등 제반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개인·업체·SH공사, 모두 건축 가능할까?


또 한옥을 지을 때 들어가는 공사비가 3.3㎡당 평균 1500만~1800만원 선으로 알려지면서 은평뉴타운에 연면적 211㎡(64평) 규모의 한옥을 지으려면 18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은평 한옥마을 시행·공사인 SH공사 관계자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설계경기를 통해 건축업체들의 단지계획 작품을 보고 모델을 선정,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면서 “3.3㎡당 1500~1800만원의 건축비 산정은 북촌 한옥마을과 비교해 비슷하게 유추된 것 같고, 211㎡(64평)으로 건축가를 산정한 것 역시 은평뉴타운 인근 아파트 평균 평수가 그 정도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가상가격을 산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다각도로 사업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3.3㎡ 당 건축비는 1000만원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은평 한옥마을 조감도


은평 한옥마을 조성에 있어 토지를 먼저 분양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SH공사가 한옥을 일괄적으로 지어 공급하는 계획 외에도 개인 대상 토지분양과 법인 대상 토지분양 후 건설하는 방법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토지분양의 경우, 본인이 원하면 토지만 분양받아 직접 한옥을 지을 수 있게 한다는 것. 또 법인의 경우 땅을 분양 받아 몇 채의 한옥을 지어 일반인에게 분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초 쯤 토지분양을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토지 분양을 해본 뒤 개인이나 법인에게 반응이 좋으면 비율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SH공사가 공사 대부분을 맡아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인수준의 몇 채 공사나 개인 공사가 진행될 경우, 건축비가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서다.

한옥 공사는 기계화된 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매우 비싸고, 이로 인해 전체 공사비가 상승하게 되는데 SH공사 차원에서 자재 규격화라도 이루지 않으면 자재비용과 건축비가 뛰어 오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SH공사가 시공하는 경우의 수에도 건축비가 비싸다고 야단인 마당에 곱배기의 자비를 한옥 건축에 쏟아 부을 개인이 과연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한옥마을 구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전통의 한옥은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져야 하고, 자재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옥을 대량생산으로 지으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은평 한옥마을’은 서울시가 청운의 꿈을 품고 계획하고 있는 주력 사업이다. 지난 20일 사업계획을 밝히는 등 아직 계획단계인 만큼 앞으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관심을 갖고 두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