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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나성균 회장 '묘한' 부동산 거래 구설수

삼성증권 "경영진 신뢰상실, 투자의견 보류"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7.20 17: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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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기 게임 ‘슬러거’ ‘스페셜포스’의 주인공 네오위즈게임즈(A095660·대표 윤상규)가 20일 코스닥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지주회사 오너인 나성균 회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내부 부동산 거래로 거액을 전용,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된 탓이다. 오너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자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날 전일대비 8.33% 급락한 5만50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잘 나가던 네오위즈게임즈의 날개를 꺾은 데는 20일 삼성증권이 내놓은 기업분석 리포트가 한 몫 했다. 박재석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경영진에 대한 신뢰 상실과 보유 현금이 부족하다”는 독설과 함께 투자의견 ‘보류’ 의견을 밝혔다.

◆“못 믿을 경영진, 투자자 속였다”

네오위즈는 지난 18일 분당 사옥의 지분 80%를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에 808억원에 넘겼다. 장부가는 520억원으로 네오위즈는 앉아서 288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3월 네오위즈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대상으로 각각 600억원, 200억원의 3자배정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이 돈이 고스란히 이번 사옥 매입의 대가로 쓰였다고 꼬집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전환사채 발행 당시 신규 비즈니스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었다.

박 연구원은 “전환사채 발행과 최근 사옥 매입으로 대주주는 자회사 지분율 증가와 부동산 차익을 얻었다”며 “다른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보유한 ‘실탄’(현금)이 없다는 점에서도 투자의견 하향 조정에 일조했다. 지난 3월과 4월 소송에 휘말려 총 747억원을 손해보상금으로 날렸고 이번 사옥 매입 자금을 치르면 남은 현금은 300억원 정도다. 지난해 12월 초 1300억원의 순현금 상태에서 -500억원의 순부채 상태로 전환되는 셈이다.

◆사옥 팔고 남은 돈, 자회사 지분 사들여

박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말 네오위즈로부터 584억원(장부가 384억원)의 판교 사옥을 사들이고 추가로 분당 사옥까지 매입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2011년을 기준으로 매출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이 2년 뒤에 만료되는 상황에서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며, 잇따른 경쟁작 출시로 중장기적인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특히 논란이 이는 부분은 네오위즈가 사옥을 팔아 얻은 현금 자산을 주력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 확보에 쏟아 부었다는 점이다.

네오위즈는 KTB투자증권 등으로부터 네오위즈게임즈 주식 70만주(지분율 3.2%)를 1주당 5만9900원(전일 종가 기준)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총 419억3000만원이 투입된 셈이다. 양수 후 네오위즈가 가진 네오위즈게임즈 지분율은 24.3%로 늘어난다.

나성균 회장은 네오위즈 지분 41.05%, 네오위즈게임즈 지분 5.18%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이번 결정으로 최대주주인 나 회장의 경영권이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네오위즈 측은 “자회사의 운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 “안정적 경영 위해 꼭 필요한 결정”

익명을 요구한 네오위즈 기업홍보실 관계자는 “최대주주라해도 지금까지는 겨우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요건을 간신히 갖춘 수준이었다”며 “네오위즈게임즈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의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판교 사업 부지와 분당 사옥 매각 등 내부 부동산 거래로 현금을 확보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세 확장을 위한 ‘공간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2013년 판교 신사옥 이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개발사와 자회사 소속 직원들을 수용하기에는 모자라다”며 “굳이 계열사끼리 내부 거래를 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추가 임대료 부담 등을 덜기 위해 합리적인 결정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