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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그들만의 축제 전락 '우려'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7.20 15: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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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으로 온 국민이 자긍심과 큰 기쁨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 월드컵, F1 대회, 세계육상선수권,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스포츠 외교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우리가 스포츠 유치에 열을 올린 이유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도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수 끝에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개최를 바로 한 달 앞두고 있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관심은 언론이나 국민들 모두 현저히 낮다.

이미 지난 5월 마감된 예비 참가 신청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212개 회원국 중 북한 등 5개국을 제외한 207개 연맹에서 선수 2472명이 등록했다. 이는 2009년 베를린 대회 당시 참가 규모(201개국, 1984명)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암울하다. 지난 12일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어디서 열리는지 모르는 서울 시민이 절반에 가까운 46.3%이며, 더욱이 개최사실 조차 모르는 서울시민은 36.5%에 달했다.

무관심 벽 끝내 못 뚫은 홍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경기 홍보를 TV, 신문, 온라인(SNS)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19일 "TV, 신문광고 뿐 아니라 젊은 층을 겨냥한 SNS 홍보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며 "트위터의 경우 지난 11월부터 주1회 퀴즈,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넷북, 경기 기념품, 영화예매티켓 등 경품을 제공하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이제는 거리 홍보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http://www.facebook.com/2011Daegu)는 네티즌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경기 개요 등을 기재해놓았다. 그러나 이 페이지는 염려의 목소리가 많다.

   
한국의 천연기념물인 삽살개를 형상화한 대회 공식 마스코트 '살비'는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페이지에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더운데 수고많지예? 큰 행사 잘 준비해 주세요 근데 홍보가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라며 홍보 부족성을 지적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이번 육상선수권대회 정말 기대되는데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제는 대회를 개최하는 대구시민 역시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 대구 동구 효목동에 거주하는 문모씨는 "요란한 플랜카드 말고 지역 뉴스에서 간간히 이야기가 나올 뿐 세계 3대 스포츠 축제라는 것을 실감하기 어렵다"면서 "대회를 통한 경제 효과 자체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조직위는 다방면으로 홍보에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출신의 세계적인 육상선수가 없어 경기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가 관리하는 트위터 계정은 팔로워 팔로잉이 각각 약 8000여명에 머물고 있다. 85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소설가 이외수까지는 육상에 대한 높은 인기나 유명 육상선수가 없는 상황이니 바로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없는 편인 4만40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KT 표현명 사장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 역시 1만5000여명의 팔로워가 있어 스타를 내세우지 않아도 관리만 집중적으로 하면 영향력 있는 트워터리안으로서 홍보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손님 초대해 놓고  '지역 축제'로 만족?

대구는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데 드는 총 비용은 경기장 시설 개·보수와 선수촌 및 미디어촌 건립 등을 합해 총 2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유치 성공으로 생산 유발 효과 3500억원, 부가가치 창출 효과 1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경제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고용 유발 효과도 5000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흥행하지 못하면 경제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 협조아래 대회 홍보와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필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인데 기업 등의 노력 부족으로 이 부분에 대한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대구 하계U대회 개최 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기업 중 삼성전자를 포함한 6곳은 별도의 홍보관도 설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반면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후원사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후원사이며 지난 대구 하계U대회 공식 후원사이기도 했던 삼성전자는 현재 대구시와 함께 프로젝션 맵핑 영상 공모전 등 진행 중이지만 지난 하계U대회 때와는 비교된다.

삼성전자는 당시 '삼성전자 홍보관', '삼성 드림 콘서트'등을 열어 많은 관람객 유치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대구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북한 선수단 등을 응원할 300명 규모의 '삼성 서포터스'를 선발하는 등 기업의 활발한 행보로 대회 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계U대회 때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 하이트맥주 역시 대회 전 부터 분위기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일환으로 대구 시내 문화행사장 및 체육행사장에서 무료시음 행사를 갖는 등 매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주류회사 중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후원사로는 지역 소주 업체인 금복주만 참여했다. 지난 하계U대회 때 하이트의 적극적인 홍보활동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2018년에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유치 활동 단계에서 공식 후원사는 이미 16개사가 등록됐으며 국내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해 다방면으로 홍보에 힘쓰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공식 후원사로 등록한 국내 기업은 고작 5개에 불과해  기업들의 글로벌 마케팅에서도 그리 큰 효과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여한 후원사를 살펴보면 금복주, 대구은행 등 지역 기업들의 성원이 있지만 타 국제 대회 보다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대기업 집단의 참여는 불과 한달 남짓 남은 현실에서는 사실상 요원한 상황인 셈.

이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다양한 대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세계적인 이벤트가 지역 축제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후원사들도 국제대회 후원이라는 외관에 맞는 기업 광고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조직위 관계자는 "큰 대회이니만큼 흥행에 성공하면 큰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온 힘을 다해 홍보할 것이니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