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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 근로자들 산재 책임 ‘사용업자도 있다’

2심에서 근로자 손 들어주는 판결 늘고 있어

김상준 기자 기자  2011.07.18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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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웃소싱업계 근로자들의 산업재해에 대해 사용사업주나 계약관계에 있는 기업에게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늘고 있다. 직접적인 고용계약이 없는 파견근로자가 작업 도중 당한 재해에 대해 사용사업주도 ‘계약상’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또한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전화 보험설계사’도 근로자로 인정받아 계약한 기업으로부터 산업재해에 대해 보상받았다. 두 재판은 모두 1심에서 ‘피고’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바꿨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웃소싱 업계 근로자들의 복지문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고등법원은 지난 6월 29일 직접적인 고용계약이 없는 파견근로자가 작업 도중 당한 재해에 대해 사용사업주도 계약상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고법 제3민사부는 근로 중 부상을 입은 원고에게 자신이 파견돼 일하던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와 자신을 직접 고용한 파견업체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자 73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용자는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ㆍ신체ㆍ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 의무를 부담 한다”며 “이를 위반한 실질적인 사용자는 피용자에 대해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 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채무불이행책임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보호 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계약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인정되는 것인데 반드시 직접적인 고용계약 당사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피용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하는 노무에 종사하는 법률관계에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원고도 사출기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경우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음으로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되 과실 비율을 30%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개인사업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도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지난달 한 보험사에서 ‘전화 보험설계사’로 일한 정모씨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있지만 근무 중에 생긴 건강이상에 대한 치료비를 보험회사로부터 받아냈다.

2009년 8월 정씨는 대전지방법원에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 등 총 2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향후 소송 진행이 어려워져 2010년 4월 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1심 진행결과 재판부는 TFC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에게 수당을 지급하라는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이후 공단은 항소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제비 25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TFC 위촉계약서에도 불구하고 “TFC 업무의 내용과 처리방식이 회사가 정한 보험영업지침에 의해 사전에 결정되고 근무시간을 회사가 관리하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한 점 등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