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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균형있는 광주 인근 발전을 기대하며

백형모 남도매일 편집국장·본지 칼럼리스트

백형모 남도매일 편집국장 기자  2011.07.18 18: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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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형모 국장
[프라임경제] 예부터 광주와 전남은 남이 아니었다. 그대로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한 뿌리, 한 가족의 개념이었다.

억지로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1986년 11월 1일 ‘광주직할시 설치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면서 부산.대구.인천에 이어 네 번째로 직할시로 승격된 것이 운명이라면 운명이었다. 당시까지 광주는 전남의 수도로서 전라도의 중심지로 역할을 다 했었다.

전남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도회지인 광주로 몰려들었고 학생들은 수도권인 광주에서 학교를 다닌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전남의 뿌리는 광주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운명의 구획 분리 사건인 1986년 이후 광역자치단체장이 각각 선출되고 행정편의주의가 퍼져 광주와 전남이 점차 남남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

행정기관끼리 소통이 막히더니 이윽고 문이 굳게 닫히기 시작했다. 지역도 그대로, 주민도 그대로인데 행정만이 둘로 나뉘어 대립과 경쟁의 모양세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해에는 화순군이 무등산 주변 개발을 두고 광주시와 엇갈린 의견을 내 말썽을 빚었다.

지난 달에는 광주댐 높이기 사업을 두고 광주시의회와 담양군민들 사이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또 지난 주에는 장성군에서 주민들과 군 의회가 앞장서 광주 외곽을 연결하는 제3순환도로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광주 주변의 시군들이 사사건건 광주와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징표다. 한 지역, 같은 주민들이 이처럼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는 분명히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각 행정기관들이 자기들의 입장만을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절차와 이유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어딘가에는 풀어야 할 매듭이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광주시와 인근 시·군이 현안을 풀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시가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인근 6개 시·군은 나주시, 화순군, 담양군, 장성군, 함평군, 영광군 등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광주시가 인근 시·군과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것은 최근 광산구 평동포사격장(훈련장)을 장성군으로 옮기려고 한데 대해 장성군과 군의회가 반대해 난항을 겪으면서 '광주·전남 광역행정'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주시로 봐선, 평동군훈련장 장성 이전, 광주댐 둑 높이기 사업, 제3순환도로 개통, 무등산 무돌길 정비 및 순환버스 운영, 나주 혁신도시 조성, 함평 빛그린산단 조성, 광주시와 인근 시군 간 학군조정, 광역교통망 조정 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선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지역 이기주의가 앞서면 모든 것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계획, 지역민들 두루 돌보는 행정이라야만 또다른 불협화음을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