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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참치캔 집중’…신선식품 고집 통할까?

물 베이스 참치캔은 이미 ‘레드오션’…업계 ‘냉담’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7.18 17: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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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CJ제일제당이 물 베이스(water base) 참치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선식품 브랜드 ‘프레시안’을 론칭하며 참치캔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담한 반응 그 자체다. 이유야 여럿이겠지만 이미 3강 체제가 굳혀진 참치캔 시장에서 집중 전략이 아닌 신선식품에 대한 고집 하나로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이 밝힌 ‘프레시안 워터 튜나’ 전략과 불안 요소를 짚어봤다.

CJ제일제당이 18일 4000억 규모 참치캔 시장에 신개념 참치로 도전장을 던졌다. 무첨가와 맛을 강조한 ‘맛있는 자연주의’라는 프레시안 브랜드 철학을 이어갈 수 있는 신개념 제품으로 물 베이스(면실유, 대두유 등 기름 대신 물에 담근 것) 참치로 차별화를 꾀했다. 

◆워터 튜나의 전략

CJ제일제당이 선보인 ‘프레시안 Water Tuna(이하 프레시안 워터 튜나)’는 기존 기름 베이스(oil base)를 고집하던 동원F&B, 사조산업, 오뚜기와 달리 물 베이스(water base) 제품이다. 즉 물과 참치 100%로, 담백하고 깔끔한 참치 고유의 맛이 특징이다.

‘프레시안 워터 튜나’는 알바코어, 프리미엄 통살, 요리용 살코기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다. 100g당 90kcal로 칼로리가 낮으며 지방 및 콜레스테롤 함량이 0%로 아이들 간식이나 다이어트를 위한 영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소량만 잡히는 최고의 어종 알바코어(Albacore)를 사용한 알바코어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프레시안 워터 튜나’로 선물세트를 구성, 다가오는 추석시즌을 겨냥해 올해 매출 100억원, 2012년 30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미 외면…사업성 있나?

하지만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CJ제일제당의 의지가 무색하게도 이미 물 베이스 참치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이 '프레시안 워터 튜나'로 참치캔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원F&B 등 여러 업체가 물 베이스 참치 제품을 선보였으나 기름 베이스 제품과 달리 고소함이 덜하고 퍽퍽한 식감 때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이를 반영하듯 물 베이스 참치는 전체 4000억 규모 참치캔 시장에서 약 5%,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의 물 베이스 참치 즉 ‘프레시안 워터 튜나’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 베이스 참치는 앞서 여러 업체들이 출시한 바 있으나 퍽퍽하거나 고소함이 덜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했다”며 “수익이 나지 않아 물 베이스 참치 생산∙판매를 중단한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우려에 차별화된 품질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서 기존 업체가 물 베이스 제품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점점 까다로워지고 무첨가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프레시안 워터 튜나’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물 베이스 참치가 전체 참치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을 근거로 국내에서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CJ제일제당은 ‘프레시안 워터 튜나’의 시장조기 안착을 위해 자체 선망 확보 등 직접적인 대규모 투자대신 태국의 참치캔 제조회사인 TUM(Thai Union Manufacturing CO, Ltd)과 손을 잡고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은 CJ제일제당의 시장 진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4000억 규모의 참치캔 시장은 동원F&B가 69.8%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조산업(16.5%)과 오뚜기(13.1%)가 3강 체제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F&B와 사조산업이 자체 선망을 확보하고 있고 참치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CJ제일제당이 단순 카테고리 확장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참치캔 시장은 동원F&B, 사조산업, 오뚜기 3강 체제가 굳혀졌다”며 “참치 선망 없이도 시장 진출은 가능하나 원료수급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직접 원료를 수급하는 것보다는 마진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의 참치캔 시장 진출을 두고 참치캔 사업보다는 명절 선물세트 시장 1위 탈환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참치캔 선물세트를 주력으로 한 동원F&B에 밀려 선물세트 시장 2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프레시안 워터 튜나’로 추석시즌을 겨냥, 본격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비아냥 거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참치캔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수익시장이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이 욕심을 내고 있다”면서 “CJ제일제당이 시장 진출을 밝혔지만 참치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서 2006년 대상도 참치캔 시장에 진출했으나 주력사업이 아닌 만큼 엄청난 광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지 못하는 등 수익이 나지 않아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며 “CJ제일제당 역시 참치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카테고리 확장 일환인 만큼 수익이 나지 않으면 사업을 접지 않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