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매 나온 LG3세 43억 빌라…누가 낙찰 받을까?

아버지도 10억 가압류’…경매전문가 “99% 작업이다”

이보배 기자 기자  2011.07.18 14:16:5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LG家 3세 구본현(43) 전 엑사이엔씨 대표가 소유한 40억원대 고급 빌라가 법원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끈다. 구씨는 지난해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인물로 이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지냈다는 점에서 그의 빌라 경매 소식은 더욱 흥미롭다. 특히, 엑사이엔씨를 공동운영해온 구씨의 아버지 구자극 전 엑사이엔씨 회장마저 구씨 소유의 빌라에 10억원 가압류를 설정해 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 법원경매 정보사이트와 지지옥션 등에 따르면 구씨 소유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헤렌하우스는 오는 7월2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지하1층과 지상1층 2개 층으로 구성된 해당 빌라는 토지면적 235.17㎡, 건물면적 230.72㎡으로 감정가가 자그마치 43억원이다.

지난 6월16일 첫번째 경매에서 유찰되면서 다음 기일에는 감정가의 80%인 34억40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LG家 3세 소유의 40억원대 고급 빌라 한남동 헤렌하우스가 법원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끈다.

◆빌라 구입 얼마 후 10억대 근저당 왜?

지지옥션의 경매물 상세정보에 따르면, 구씨가 이 빌라를 구입한 시점은 2005년 12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씨는 빌라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은행과 10억원대 근저당 설정권 계약을 맺었고, 4년 후 또 한번의 거래를 통해 구씨가 하나은행에 진 빚은 총 18억2520만원이다.

이밖에도 구씨는 지난해 2월 이 모씨와 7억5000만원의 근저당 설정권 계약을 맺었으며, 신한카드와 신안상호에 각각 3025만원, 3억원의 가압류가 설정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따로 있다. 구씨 아버지인 구자극(65) 전 엑사이엔씨 회장 역시 아들의 집에 10억원의 가압류를 설정해 놓았다는 사실. 가압류 설정 시기는 지난해 5월로 경매개시일인 12월과 그리 멀지 않아 눈길을 끈다.

가압류 신청 당시 구 전 회장은 “아들이 회사 명의를 빌려 30억원대의 개인 빚을 지는 등 상당한 채무를 졌다”면서 “대신 빚을 갚아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상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빌려준 돈의 반환을 요구했고 법원은 구 전 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A컨설팅 관계자는 “이 건은 권리분석을 해봤을 때 99% 작업의 냄새가 난다”며 “채무자라면 경매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채무자의 친아버지가 가압류를 신청한 시기가 실제 경매개시 시기와 멀지 않아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작업’은 경매로 집을 빼앗겼을 경우 최소한의 재산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친인척 중심으로 가압류를 걸어 놓는 것을 뜻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제로 돈을 빌려 이를 돌려받으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부자관계라면 작업의 확률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 친인척들을 이용해 가압류를 걸어놓고 경매 유찰이 계속되게 하는 방법 등으로 시간을 벌어 그 사이 돈을 융통해 빚을 갚으려는 복안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채무자 낙찰 불가능하지만 ‘작업하기도’ 

하지만 A컨설팅 관계자는 계속된 유찰로 경매 시작가가 낮아져 적은 금액으로 채무자 본인이 낙찰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제3의 인물을 끌어들여 경매에 참여하게 하는 등 방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선수가 아니라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경매 전문사이트 ‘부동산 태인’ 이정민 팀장 역시 “법률상 채무자가 낙찰을 받을 수는 없지만 낙찰자와 짜고 돈을 갚지 않으려고 입찰가격을 고의로 높게 써 유찰을 유도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경매 전문가 이상호씨는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경매에 나오면 부동산이 똥값 처리되는데 보통사람이라면 빚을 갚지 경매에 몰리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LG家 3세라고 해서 관심이 쏠린 것이지 경매시장에서는 그냥 집이 하나 팔리는 것 뿐이다. 사업하다보면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고, “감정가가 43억인데 그 돈으로 구입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20억대에서 낙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구씨의 검찰 수사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른 LG그룹 측은 “엑사이엔씨와 LG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번 경매 소식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구씨 부자와의 관계여부를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