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계속되는 장마에 집안에만 있기 갑갑했던 노씨(67세, 여)는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노인정에 갈 요량으로 집밖을 나섰다. 우산을 지팡이 삼아 몇 발짝이나 갔을까. 대리석으로 된 계단에서 미끄러져 가벼운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넘어지며 난간을 붙잡아 큰 충격이 없었기에 별거 아니겠거니 여겼는데 엉덩이 부분에 심한 통증으로 걷는 게 힘들어졌다. 결국 응급차로 병원을 방문한 노씨.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가 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로 이어졌다는 설명에 놀랐다.
노인들의 골절사고는 주로 겨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름 장마기간에도 골절위험이 높긴 마찬가지다. 빗물로 인해 미끄러운 노면에서 넘어지는 경우 골절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층은 균형감각이나 대처 능력이 일반 성인에 비해 낮고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골절상을 입기 쉽다.
이처럼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취약한 노령층은 특히 ‘고관절 골절’과 ‘척추압박 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 골절은 방치 시 여타 골절과 달리 거동이 힘들기 때문에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장기간 누워있다가는 심폐기능, 방광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욕창이나 혈전증까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골다공증이 급격히 악화되어 2차 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척추 압박골절의 경우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척추를 원상태로 복원하기 어려우며 변형될 수도 있다.
치료 방법은 고관절 골절의 경우 골다공증 소견이 있는 노령층인 점을 감안해 뼈를 튼튼하게 고정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인공관절 수술로 관절 기능을 대신할 수도 있다. 척추 압박골절의 경우는 풍선척추성형술로 치료하는데, 주저앉은 척추뼈를 공기압으로 펴준 후 골 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굳혀 척추를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문제는 골절이 발생해도 아픈 것을 참거나, 가벼운 외상으로 치부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부상이라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넘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비가 많이 오는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비가 그치더라도 빗물이 고여있는 경우를 대비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고 보폭을 좁게 해 걸으며 주변 지형을 잘 살피도록 한다.
또한, 평소 체중부하가 되는 걷기와 같은 운동 및 칼슘이 풍부한 식습관으로 골다공증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자. 꾸준한 운동은 골다공증뿐만 아니라 균형감각이나 신체반응속도를 향상시켜 골절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글 : 은평힘찬병원 황보현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