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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외환 수석부행장 내정자 ‘헌 부대’ 우려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7.15 09: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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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은행이 석달째 공석인 수석 부행장에 한국투자공사 박제용 전무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래리 클레인 행장은 지난 14일 이같이 결정하고,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동의 절차를 거친 후 박 내정자를 정식 임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박 내정자가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복귀 수순이 ‘올드보이의 금의환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내정자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경복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외환은행에 입행했습니다. 양재남지점장ㆍIR실장ㆍ홍보실장 등을 역임했고, 특히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이강원 전 행장의 비서실장을 지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이력은, 특히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상황의 ‘알파와 오메가’를 모두 아는 이가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내정자는 바로 이런 인연 때문에 대검찰청이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요행히 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지만, 박 내정자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논란은 윗선인 이 전 행장을 옥죄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의 여러 문제를 대부분 무죄 판단하면서도, 이 전 행장이 4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납품업자에게서 6000만원을 받은 혐의(수재)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선언했습니다.

명시적 결격 사유는 없더라도, 지난 외환은행 역사에서 비리의 수족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박 내정자가 요직으로 돌아오는 것은 매각 논의가 다시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일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