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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에게 체크카드는 出嫁外人?

[심층진단] 은행은 발급 후 ‘관리부재’, KB카드에선 정보관리 소홀 ‘오류’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7.13 17: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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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의 요구불계좌가 있는 고객에게만 발행, 잔고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인 체크카드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지주사 산하 각 은행에서는 계열 신용카드사와의 업무 협조 차원(금융그룹 내 시너지 효과 창출)에서 관심을 가질 영역인 데다, 신용카드 측에서 은행에 내는(0.2∼0.5%로 알려져 있는) 체크카드 계좌이체 수수료도 적지 않은 매력 요인이다.

   
 
신용카드사로서는 금융 당국이 최근 이른바 과당 영업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카드 신규 영업이 된서리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여러 요인 속에서, 국내 체크카드 발급 매수가 도입 11년 만에 7700만장(6월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체크카드의 경우에는 이 같은 상황에서 ‘퍼플카우’로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계좌의 종속 상품이기도 하지만 여신업계의 효자 상품이기도 한 이중적 지위에 있는 게 체크카드이지만, 관리 측면에서는 어느 쪽에서도 속하지 않는 대우를 받는 구석이 없지 않다.

 

국민은행에서는 발급 후 ‘나몰라라’, KB카드선 ‘관리오류’

은행 체크카드의 매력은 특히 고객 1인의 다계좌-다카드 발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크카드별로도 혜택이 다르고, 요구불 예금 하나에 체크카드가 여러 개 발급이 가능한 데다, 타통장을 발급받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 금융기관에서 거래실적을 쌓을 때 여러 계좌 등 상품을 써도 모두 통합 관리가 되며, 결혼 등으로 이른바 ‘경제통합’을 하는 경우(배우자 중 한쪽으로 계좌를 몰고, 체크카드 등도 이에 따르는 경우) 등 여러 필요에 의해 불가피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이 일반화되고, 주머니에는 카드만 넣고 다니는 상황에서는 통장을 관리하지 않고도 이 같은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종합관리 기능이 제공될 필요가 없지 않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경우는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경우 은행과 카드사(여기서는 KB카드)의 통합되거나 중첩적인 관리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개의 국민은행 요구불 계좌를 순차적으로 만들고 이에 각각 대응하는 체크카드를 신청해 갖고 있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 경우 인터넷뱅킹 등을 진행하는 경우, 각 체크카드의 대응 계좌가 어느 계좌인지를 바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만 이런 경우 국민은행에서는 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서 어느 은행 계좌에 어느 체크카드가 대응하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각 은행 계좌 별로 상세정보를 파악해 보려 해도, 이 계좌에 어느 번호의 체크카드가 발행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통장 발급점포 등 각종 상세 내역이나 사용 내역 등은 인터넷뱅킹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오히려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지정이 돼 있는지 확인이 가능한 상황에서 자기 통장에 체크카드가 딸려 있는지는 오히려 ‘논외’로 돼 있다.

그렇다면 은행이 일단 고객의 요청에 따라 요구불 예금에 대응하는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업무를 보기는 하지만, 이는 엄연히 여신(카드)쪽 업무이므로 ‘출가외인’으로 봐서 KB국민카드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관리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은행 홈페이지에서 인터넷뱅킹 기능으로 이런 정보를 알 수는 없는 고객이 KB국민카드 홈페이지로 이동한다고 하면(두 회사는 현재 동일 ID로 연동 활용이 가능함) 이같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자.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서 이용내역 조회를 하는 란에서 체크카드 출금계좌 확인 기능이 제공되는 것으로 설계가 돼 있기는 하다. 이는 카드와 은행이 분리한지 얼마 안 된 것을 감안하면 극히 근래에 이 같은 관리 필요성이 KB금융그룹 내부 관계자들에게 인지돼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기능을 가동해 보면, 각종 오류가 나타난다. 포인트리 체크카드(5021-****-****-1121), KB체크카드(9436-****-****-8005), 그리고 KB스타체크카드 (5021-****-****-9125) 등의 정보로 조회해 보니, 어느 국민은행 계좌에 대응하는 체크카드인지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도 있으나 ‘등록된 계좌번호가 없다’거나, ‘조회할 데이터가 없다’는 경우도 나온다. 이들 3개 체크카드(및 관련 계좌들)는 모두 12일 오전 10시20분경에서 정오 사이에 정상적으로 입금하거나 및 송금을 받는 용도로 사용된 것이므로(정상 은행 계좌이므로) 이같은 조회 오류가 발생할 수 없다.
   
 
   
 
   
국민은행 체크카드 관련 정보는 KB카드에서 제공되지만, 이 체크카드가 어느 은행 계좌와 연결된 것인지를 조회해 보면(3개 체크카드로 테스트) 막상 오류가 나타나는 사례가 더 많다.

결국 어느 체크카드에 어느 은행 계좌가 대응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는 국민은행과 KB카드 양사를 넘나들면서 체크카드의 세부 결제 내역과 잔고 등을 활용해 기억을 더듬어 맞춰나가는 ‘게스워킹’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방법은 오프라인 은행점포에서 신분증과 체크카드를 제시하고 확인을 부탁하거나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불편이 발생하는 외에도 다계좌-다체크카드를 쓰는 수요를 유지하는 데에는 그만큼 손실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계좌 관련 내역을 인터넷뱅킹으로 알아볼 수 있지만, 이 계좌에 체크카드가 발행돼 있는지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정해져 있는지는 보여주는데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한은행-신한카드는 관련정보 일부 제시, 하나은행은 은행 홈피서 정보 관리

체크카드와 관련해 은행과 카드사간에 관리 정보 손발이 잘 맞는 경우는 원래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가?

이른바 은행계 카드에서 여러 사정 끝에 별도 법인사로 서게 된 경우를 보면, 위의 KB카드외에도 하나은행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SK카드, 그리고 신한카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현재와 같은 법인꼴을 갖춘 순서는 언급 순위의 역순이다).

신한카드를 보면, 같은 금융그룹 내 신한은행 고객이 체크카드를 발급 요청하는 경우에 이 정보를 은행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는 국민은행 사례와 유사해 보인다.

다만, 신한 체크카드의 경우는 사용 내역을 조회하거나 대응되는 (신한은행의) 요구불 계좌 번호를 확인하는 등에서는 신한카드 홈페이지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즉 발급 편의 제공과 계좌 관리는 은행이, 이후 관련 사항 정리는 카드사에서 진행한다고 할 수 있다. 신한카드에서 조회를 할 때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관리 항목이 따로 있고, 이 곳에서 체크카드의 사용내역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때 관리 계좌 번호를 일부 제공하므로, 적어도 “내가 갖고 있는 여러 계좌 중에 어느 계좌에 해당하는 체크카드이냐?” 같은 고객 니즈에는 답(에 상당하는 힌트)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하나은행의 경우는 신한과는 조금 다르다. 하나은행은 하나SK카드와 분사한 이래 체크카드를 하나SK카드를 통해 발급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여러 개의 은행 계좌에 여러 체크카드를 갖고 있는 경우 은행 홈페이지 내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신한은행 계좌에 대응한 체크카드 정보는 신한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좌 번호를 모두 드러내 주지는 않으나 적어도 둘 중 어느 통장에 대해 발급된 체크카드인지 정도는 추측할 수 있게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하나은행 체크카드의 발급 정보는 다음과 같이 국민은행의 경우보다 상세성을 갖는다.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 계좌 상세내역을 확인하면, 체크카드 발급 여부가 확인된다. 계좌 번호가 적시되지는 않지만, 다만, 홈플러스체크카드라는 점 등 세부사항이 같이 표기되는 등 관련 자료가 제시된다. 세부적인 카드 발급 내역과 번호 등은 하나SK카드로 넘어가면 전면적으로 목록 확인이 가능하므로, 이를 활용,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국민은행의 경우 체크카드와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있고, 다만 은행 계좌에서 금원이 종종 빠져나가는 지불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이 ‘거미줄 같은 네트워킹’ 정도까지는 몰라도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정도임과 대조하면, 자기 은행 고객 편의 제공이라는 면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데다, KB카드에서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데 오류를 일으키고 있으므로 제대로 그룹 내 시너지를 낸다고도 할 수 없다.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경우가 적어도 어느 한쪽에서는 업무를 제공하고 또 관련 상황을 서로 도우며 처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과는 다소 달라 보인다.

이는 국민은행이 고민할 문제이기도 하지만, KB카드가 체크카드를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계열사인 은행이 돕느냐 돕지 못하느냐라는 과제이기도 하다. 은행에 1차적 책임이 없다는 면피성 해석은 타은행의 경우라면 모를까, 국민은행의 경우라면 통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라면, 국민은행이 현재 락스타존 등 특화 점포를 만들어 체크카드 영업 수요를 일으키는 등 관련 사업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KB카드에 일방적으로 짐을 넘기고 있는 점으로까지 해석돼 상당히 입장이 궁색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크카드의 지불 기능 목록과 은행 입출금 사용내역 등을 각각 보기 좋게 추려서 목록으로 제공하는 기능 등은 아직 어느 곳에서도 완벽하게는 제공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은행이 체크카드 출금 관련 정보 오류 문제 외에도 KB카드측과 협의해 제공할 수 있는 복합 정보 개척 영역이나 다른 경쟁 은행보다 노릴 개척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