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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진 먹구름 몰려온다” “정신적 테러” 한나라 논평 안나오나?

권재진 내정 논란…노무현 대통령 시절 ‘문재인 파동’ 떠올리네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13 1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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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권재진 법무장관 내정설 비판…“과거와 같은 잣대 적용해야”

[프라임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생한 논란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문재인 법무장관’ 기용 파동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임기 4년차로 최측근인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앉히려고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코드 인사” “오기 인사”라고 맹비난했고, 부정적 여론을 감지한 열린우리당도 반기를 들었다.

“법무부 장관은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반드시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그것은 곧 법치국가의 기본 틀을 흔드는 것이 될 것”이라는 작금의 목소리가 당시에도 제기됐던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여정부 말기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설에 대해서 당시 한나라당이 국민의 뜻을 거스리는 것이고, 국정 혼란과 정국불안을 초래한 코드 인사에 대한 자성없이 여전히 잘못된 인사 방식을 고집하겠다는 것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맹공을 퍼부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 법사위원이 채택한 공동성명서는 몇 년 전에 한나라당이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설에 발표한 성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잠깐 이것을 상기하자면…”이라며 지난 2006년, 노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하려고 했을 때 한나라당 어떻게 반대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렇다.

2006년 8월 3일 나경원 대변인은 “코드 인사에 대해 말하겠다”면서 “문재인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로 우려를 표명하며,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또 유기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전 수석의 임명 강행은 될 대로 되보자는 식의 오기이자 국정 포기와 다름없다”면서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정신적 테러라고 생각한다”고 격한 표현을 동원했다.
 
김형오 당시 원내대표는 같은 해 8월 4일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은 다음 번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담당해야 될, 대선을 앞두고 객관성과 중립성, 도덕적인 능력, 무엇보다도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면서 “또다시 코드 인사, 오기 인사, 막무가내식 인사를 하면 국민에게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장윤석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인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새로운 헌법 관과 헌법 인식을 갖추고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헌법 책을 다시 읽으라”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 절하했다.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이에 “(한나라당을 향해) 마찬가지 요구를 우리도 하고 싶지만 점잖은 표현으로 뺏다”면서 “똑같은 잣대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임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를 접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청와대 오찬 자리를 통해 ‘성난’ 민심을 가감없이 전했고, 노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받아들인 셈이다.

당시 청와대를 향한 여야 정치권의 쓴소리가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를 접게 했다는 점은 지금 한나라당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나라당이 과거와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며 청와대를 향해 옳은 소리를 할지,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를 했었던 것인지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인 권재인 수석은 대구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초등학교 후배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연루 의혹 등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