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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법무장관에 권재진 내정…야권 “오만한 청와대” 반발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13 09: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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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져 청와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출처는 YTN 뉴스 캡쳐.
[프라임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14일 신임 법무부 장관에 권 민정수석을, 김준규 검찰총장의 후임으로는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이 같은 ‘사정라인’ 교체 방침에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권은 한 목소리로 “용납하기 어렵다” “대국민선전포고” “비상식적이고 오만한 인사”라고 격한 표현을 동원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이 대통령의 법무장관 및 검찰총장 인사와 관련 “또다시 대통령의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려는 의도를 이해하고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재 법무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된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고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과 관련해서도 해명할 것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대통령 가족과도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여러모로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검찰의 정치적 수사가 문제가 되었던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무리한 인사를 강행하지 않기 바란다”고 청와대에 당부했다.

민주당 법사위원 5명도 이날 ‘MB정부 검찰 권력을 시녀로 만들 셈인가’라는 요지의 공동 성명서를 통해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된 적은 역대 정권에서 한 번도 없었고 측근인사, 회전문인사 중 에서도 가장 최악의 인사로 규정한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반드시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그것은 곧 법치국가의 기본 틀을 흔드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3년 반동안 회전문인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외면했는데 급기야 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하겠다는 것은 대국민 선전포고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총선과 대선을 대통령이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임명을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대하며 이 대통령에게 강력한 반대 의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같은 날 오후 논평을 내고 “여러모로 권재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인사”라면서 “청와대 눈에는 국민이 보이는 게 아니라 측근만 보이나”라고 반문했다.

우 대변인은 “역대로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직행한 케이스도 없거니와 최측근을 또 다시 기용하겠다는 것은 검찰개혁을 여망하는 국민의 바람과 전혀 무관하다”면서 “그런데도 아예 국민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청와대의 오만하고도 건방진 태도가 참기 힘들 정도”라고 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 대한 국민적 비난의 대부분이 정권과 한패가 되어 야당과 국민을 탄압해 온 정치검찰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아예 정치검찰을 뛰어넘어 MB검찰로 만들겠다는 청와대의 노골적인 태도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권재진 민정수석에 대한 법무장관 내정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할만한 상식적인 인물을 내 놔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이날 오찬 모임을 통해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총선·대선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이 될 수 있다”며 “13일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이런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13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등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 회동을 갖고 차기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인사 등 개각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상당수는 그러나 권 수석의 장관 임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 대통령이 이번에도 무리한 인사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