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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새 지도부, 초반부터 거친 ‘신경전’ 벌이는 까닭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12 15: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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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이 12일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사진출처는 김정권 의원실.
김정권 사무총장, “공천 우려 없도록 잘하겠다”고 했지만…

[프라임경제] 12일 오전 한나라당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김정권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공천 전횡 가능성과 관련, “그런 우려가 없도록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천을 담당할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과 관련, “과거 역사(18대 총선)를 반면교사로 삼아 그런(공천학살)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18대 총선에서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이 친박계를 무더기 탈락시킨 ‘공천학살’은 지난 4일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진 한나라당 새 지도부에선 발생하지 않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김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바 있는데, 이에 ‘친박계’ 유승민과 ‘친이계’ 원희룡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자리에 홍 대표의 측근을 임명해선 안된다”며 표결을 거부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기자회견을 곧바로 갖고 “김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겉으로는 ‘측근 인사’ 임명 반대이지만 속내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 ‘제2의 공천학살이 재연될 수 있다’는 계파별 위기감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홍 대표로선 자신의 측근을 통해 ‘공천권을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고, 친이계와 친박계는 ‘계파원’들의 공천 탈락을 막기 위해 새 지도부 ‘출범부터’ 당직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을 의식한 듯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친박은 (공천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고, 친이는 권력이 이동해 우려하는 것”이라며 “원 최고위원과 유승민 최고위원을 자주 만나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사무총장 자리가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요직이긴 하지만, 이번 만큼은 공천 전횡 가능성이 낮다는 의지를 계속 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각에선 홍준표 대표가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고 다른 25개 당직은 모두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앞서 내비치는 등 ‘정치 9단’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총선에서 특유의 ‘실력발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계파를 없애겠다던 홍 대표의 취임 일성과는 달리, 벌써부터 계파별 이해관계가 확실히 드러나면서 ‘변화를 주겠다’던 한나라당은 ‘도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항.

이래저래 홍 대표가 전당대회 다음 날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사무총장 자리를 비롯해 ‘총선 빅4(사무총장, 제1·2 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을 자신의 측근으로 기용, 공천을 쥐락펴락 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8대 총선에선 공천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방호 전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심사위원회 구성부터 후보에 대한 평가까지 공천의 전 과정을 실무 지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