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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상담사 ‘수급 비상’ 잘나가던 콜센터 발목 잡나

인력수급 어려움에 아웃소싱기업 수주 기피현상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7.11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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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컨택센터에서는 여전히 상담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소싱 업체들은 사용업체로부터 수주 받아 온 컨택센터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실력 있는 인재 선발보다 인원 맞추기에 급급한 상태다. 일부는 인터넷 광고에 채용대행 업체까지 사용하며 강제 TM(Telemarketing)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이직률 때문에 안정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일은 여전히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컨택센터 채용담당자들에게 현재 상담사 수급의 문제점과 이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들어 보았다.

컨택센터의 상담사 수급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각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컨택센터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컨택센터는 모자라는 일손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일손이 모자라다 보니 컨택센터에서 지켜야 하는 고객 응대율이 낮아져 문제가 되는 곳이 발생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기존의 상담사들의 업무 부담감이 커져 이직을 하는 등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컨택센터 업체들은 상담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운영인원을 늘리기 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상적 생활 힘든 급여수준

상담사 수급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급여수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산콜센터’의 경우 상담사 인건비가 담당업무에 비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지적됐으나 이는 타 컨택센터 보다 조금 높은 정도이며, 일반상담사의 급여로 밝혀진 195만3000원도 4대 보험은 물론 컨택센터에서 상담사에게 지급되는 간식비 등의 복지비용까지 모두 포함된 도급 금액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컨택센터 B부장은 “인바운드 상담사는 130~140만원 정도인데 정상적인 생활을 하긴 힘든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며 “10년 동안 상담사 급여는 물가지수만큼도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상담사 수급 문제가 정상화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컨택센터 업계에서 무리해서라도 급여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큰 문제”라며 “공통적으로 복지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센터의 경우 작년부터 상담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A센터에 따르면 이전에는 3~4배수의 인원이 모집된 상태에서 상담사를 선발했지만 요즘에는 공기업이나 인지도가 높은 사업장도 두 배수의 인원밖에 모집이 되지 않으며 일의 강도가 높은 카드사의 경우 인원이 다 차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이직률, 90% ‘들락날락’

상담사 수급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높은 이직률이다. 대부분의 컨택센터는 새로 모집한 상담사의 20%를 주기적으로 다시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규모가 작은 센터의 경우 이직률이 50%가 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콜센터 상담원의 고용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3년 미만의 근속 기간을 보이는 종사자가 약 45%로 콜센터 업무 수행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수요기업 전체 상담사들의 월 평균 이직률은 1~3%에 이르는 기업이 67.1%에 달했으며 4%이상도 32.9%인 것으로 조사됐다. 4%를 초과하는 기업비율은 민간부문의 경우 39.4%, 공공부문의 경우 20.7%로 공공부문의 이직률이 좀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기업의 경우 평균 근속 및 월평균 이직률이 대체적으로 높게 분석됐다. 공급기업 상담사의 평균 근속 현황은 1년 이상~3년 미만이 47.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인력파견 기업의 경우 평균 근속 1년 미만이 60%로 조사됐다. 월평균 이직률의 경우도 1~3%가 22.8%, 4% 이상은 77.2%에 달했다. 월평균 이직률 중 4% 이상인 아웃소싱(도급) 기업은 81.4%, 인력파견 기업이 72.2%로 분석됐다. 이는 공급 기업의 열악한 근무 여건 때문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분석했다.

B컨택센터의 K부장은 “상담사의 경우 복지가 열악하다 보니 ‘타 센터가 좀 더 근무여건이 좋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쉽게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직하는 사람들의 90%는 이 직업 안에서 여러 센터를 들락날락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바운드는 쇼핑몰 등 불평불만 고객이 많은 곳이 이직률이 높고, 아웃바운드의 경우 세일즈를 담당하는 곳은 50%가 넘는 곳도 많다”며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급여체계와 각자의 직업관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응대율 90%↓, 어디가나 ‘인력수급’ 고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응대율’에도 문제가 생겼다. 컨택센터의 평균 고객 응대율은 98%, 카드사의 경우 95%이지만 인력수급에 문제를 겪는 센터들은 상담사 1인당 업무과다로 90% 밑으로 응대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이직률이 높다보니 컨택센터에는 상담사에서 성장한 중간관리자가 많지 않다”며 “인적자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업계는 인재 육성에 투자한다기보다 인력을 뽑는 것에 급급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람을 관리하는 중간관리자가 부족하다보니 상담사를 관리하고 케어 하지 못하며, 중간관리자도 센터에서 자리에 알맞은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리더가 아닌 상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C컨택센터 L이사는 “현재는 전체 필요인력 대비 85%정도 충원되는 것 같다”며 “응대율 98%는 약속과 같은 것이기에 98% 밑으로 떨어지는 센터는 페널티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센터들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고객사로부터 인원 T/O를 더이상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신입사원을 채우기 쉽지 않고 이직률을 관리하며 꾸려나가기도 힘들기 때문에 요즘 센터들은 몸집 불리기보다 현 상태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채용비 ‘감당 안돼’

이직률과 더불어 늘어나는 채용비 또한 컨택센터 운영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대행업체를 쓰는 경우 한 사람당 30~40만원의 채용비를 지불하고 있었으며, 온라인 사이트의 광고비용으로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컨택센터 당 일년에 약 2억원 가량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C컨택센터 L이사는 “채용대행회사는 가끔 인력수급이 어려울 때 사용하고 있다”며 “요즘엔 채용시장 자체가 어려워 예전처럼 채용광고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하지만 컨택센터들은 온라인 채용광고 업체의 방향에 맞춰 끌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컨택센터 B부장은 “현재는 채용대행업체를 쓰지 않고 대부분 내부 수급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온라인 채용대행 업체의 경우 DB를 보려면 따로 사용료를 내야 하는 등 추가 광고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컨택센터 업체들은 온라인 광고보다도 DB를 통한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률 관리팀 운영 기업 늘어나

인력수급에 ‘높은 이직률’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각 기업들은 ‘채용팀’을 따로 꾸려 운영하거나 이직률 관리팀을 만들어 신입사원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D컨택센터는 자체 채용팀을 꾸려 운영 중이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채용팀은 현재 5년 이상 운영돼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D컨택센터 B차장은 “우리 센터의 경우 결원이 생겼을 때마다 상담사를 채용하기 보다는 공채채용을 통해 신입상담사를 고용하고 이후 기초소양 교육을 센터에서 진행한 뒤 각 센터로 필요인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사람, 좋은 회사라는 기업문화를 실천하기 위해 작년부터 직원들의 복리후생이나 센터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과도한 가격경쟁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컨택센터 또한 14명의 인재채용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B컨택센터에 따르면 인재채용팀은 여러 장ㆍ단점이 있긴 하지만 특히 구인이 필요할 때 채용팀에서 직접 취합할 수 있어 많은 인원의 투입 가능하다. K부장은 “명절부근이나 여름휴가 쯤 가장 많은 인원이 퇴사하는 만큼 요즘 매주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컨택센터는 이직률관리팀을 꾸려 3개월 미만 근무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C컨택센터에 따르면 3개월 안에 신입직원 이직률이 결정되며 현재 이 컨택센터는 3개월 미만 근무자의 이직률이 23~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컨택센터 L이사는 “필수적 이직은 막을 수 없지만 충동적인 이직에 관해서는 이직률 관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직률관리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라며 “신입직원이 교육에 들어갔을 때 이전에 비해 좀 더 챙기는 등 회사에 애정을 갖고 정착할 수 있게 여러 방면에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