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조승수 예방한 홍준표 “정치공세 들으러 온 것 아니다. 덕담하라”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11 17:39:2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명박 정부가 서민 생활의 어려움에 지나치게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조승수) “내가 정치공세 들으러 오늘 온 게 아니고, 덕담하시라.”(홍준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1일 이명박 정부의 서민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향해 “내가 정치공세를 들으러 온 게 아니”라면서 “덕담해달라”고 주문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진보신당 최고위원실에서 진행된 조승수 대표 예방 자리에서 조 대표가 “우리가 고도성장 과정이 있었지만,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서민들의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이 같이 말했다.

‘원내 제1당(169석)’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원내 1석당’인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서로 만나면서부터 묘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홍 대표가 조 대표를 ‘취임 인사’차 방문한 것은 대표 당선 1주일 만의 일. 한나라당 대표가 진보신당을 예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포문은 조 대표가 먼저 열었다. 그는 홍 대표를 만나자마자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다. 저는 사실 걱정을 하고 있었다”고 말문을 연 뒤 “민주당 손 대표를 만날 때 포옹을 하셨는데, (저도) 포옹을 하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고 있었다. 걱정을 덜어줘서 고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에 ‘정치 9단’ 홍 대표는 “손 대표와는 인간적인 관계가 있다”고 편안한 화법으로 응수했다.

조 대표는 곧바로 “다른 당은 다 방문하셨느냐”고 물었고, 홍 대표는 “민노당 등 몇 군데 남아있다”고 답했으며, 조 대표가 쉬지 않고 “가장 큰 당에서 가장 작은 당은 처음”이라고 예방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자 홍 대표는 최근 진행 중인 야권 통합 움직임으로 화제를 돌리며 “합당은 잘 되어 가시느냐”고 되물었다.

조 대표는 홍 대표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야 될 길이라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홍 대표께서 대표 취임 일성으로 헌법 제119조 2항,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을 말씀하셨다. 친서민정책을 한나라당에서 강조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굉장히 반가웠다”고 치켜세웠다.

조 대표는 그러나 “사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이른바 부자감세가 가진 사람 위주로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다 되어 가지만, 많은 부분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할을 해주실 것 같아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정책 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에 홍 대표는 ‘친서민정책’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막기 위해서인듯 “좌클릭을 한다고 오해를 하시는 모양인데, 그건 좌클릭이 아니고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언론에서 말하는 좌클릭과는 다르다. 서민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일축했다.

이때까지 일정부분 편안하게 진행되던 두 사람의 대화는 조 대표가 “요즘 항간에서 왼쪽으로 보는 분들이 무척 많다. 그게 사실은 보수든 진보든 결국 정치가 하는 역할이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지극히 상식이 통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고도성장 과정이 있었지만,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서민들의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묘한 긴강감이 조성됐다.

홍 대표는 곧바로 “내가 정치공세를 들으러 온 게 아니다. 덕담하시라”고 반박했고, 조 대표는 “그래서 반갑다는 덕담을 드리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조승수 대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금속노조와 사측이 공식 교섭을 재개했다”며 “이럴 때 집권여당에서 책임있는 돌파구를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한나라당의 노력을 촉구했고, 이에 홍준표 대표는 “내일 노동위원장이 인선되면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