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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석 민주 의원 “19대 총선 수도권 출마”…호남물갈이 본격화?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11 14: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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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10일 “내년 19대 총선에서 담양, 곡성, 구례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는 김효석 의원실.
[프라임경제] 호남 출신 3선인 민주당 김효석(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 의원이 지난 10일 내년 4월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뉴민주당플랜’을 만든 정책통이자 경제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민주당으로의 변화를 위해 나서겠다” “이명박 정부 3년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새로운 민주당의 밀알이 되고자 저는 결심했다”고 강조하며 “내년 19대 총선에서 그동안 성장했던 담양·곡성·구례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19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본인인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면서 “결론은 ‘본인이 가진 작은 것을 먼저 내려놓는 것, 대의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것을 먼저 버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수도권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과 대선과정에서 수도권 승리가 갖는 의미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계층적으로는 중산층, 이념적으로는 중원(中原)을 장악해야 하는 것으로 19대 총선에서 본인의 지역구에 안주한 채, 수도권에서 전개될 치열한 싸움을 강 건거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본인이 앞장서서 한나라당의 친서민정책의 허상을 밝히고 중산층과 서민을 향한 민주당의 진정성을 국민 속에 각인시키는 선봉이 되고자 한다”면서 “본인의 결정이 갑작스런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지만, 지난 18대 총선 이후 지난 3년 동안 언제든지 수도권 최전선에 저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다져왔고 이번에 그 뜻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은 전주에서 4선을 한 장영달 전 의원이 지난 6일 경남 함안에 출사표를 던지고, 전북 무주에서 4선을 한 정세균 최고위원이 일찌감치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탈 호남 분위기’가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기득권 포기’로 비춰지는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호남 물길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먼저 내려놓는 것, 대의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것을 먼저 버려야 한다” “계층과 이념의 중원을 향한 노력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를 열어갈 새로운 인재의 영입이다” “새로운 인재를 과감하게 영입하고 그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이 필요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다른 의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민주당 지도부는 호남 지역에 인재 영입과 함께 ‘당 변화’의 선봉장이 생겼다며 환영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은 인물과 정책을 통해 국민이 판단하게끔 해 기존의 정치구도를 깨는 것이 우리 당의 기본 목표”라면서 “이런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정책과 새로운 인물을 통해 선거에 임하겠다는 것으로 그런 측면에서 우리당의 대표적인 정책전문가인 김효석 의원이 서울로 옮기겠다는 것은 단순하게 호남의 중진들이 서울로 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정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김 의원이 서울에서 여야 정책대결의 선봉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러한 헌신적 역할을 통해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줘서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당 내에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용섭 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3선의 중진의원이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남지역구를 뒤로 하고 격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출마를 결정한 것은 선당후사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서 이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선언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솔선수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호남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 및 탈호남 선언이 잇따르면서 ‘호남중진 수도권 차출설’이나 ‘호남 물갈이론’ 등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는 시중에 떠도는 그런 이야기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일축했다.

이래저래 민주당 차원을 넘어 정치개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지역 기득권’을 내던졌다는 점에서 김 의원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는 목소리가 비등하지만 일부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호남권이란 이유로 중진 의원이 나와선 안된다는 목소리는 공정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수도권 물갈이론의 확산은 일정부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출마할 지역구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