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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쾌거’ 조양호의 숨은 노력 따져보니…

IOC경고·북한포격 등 악재마저 외교술로 극복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7.07 12: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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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7일(한국시간) 00시20분 남아공 더반에서 과반수가 훌쩍 넘은 65표를 얻은 평창은 ‘막강한 라이벌’ 독일 뮌헨을 꺾으며 최종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사진)이 유치위원장으로 그간 숨은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지난 2007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 고문으로 위촉된 조 회장은 뛰어난 외국어 구사능력과 폭넓은 국제적 인맥으로 2009년, 당시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함께 공동 위원장에 추대됐다.

한국이 국제대회를 독식한다는 국외의 눈총과 함께 과거 두 차례 유치 분위기에 비해 국민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그 부담은 가중됐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개입으로 그간 누적된 강원도 노하우를 살리는 방법도 문제였다.

당시 조 회장은 “국가적, 국민적 염원에 부응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위원회 운영과 한진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올림픽 유치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불화설 등 고난의 연속

하지만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강원도 역할 배제론’이 거론된 단독 위원장 체제 전환을 시작으로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유치위는 김 지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효율적인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련지역 수장이 수석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강원도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유치위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 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조회장의 대한항공이 국제빙상연맹(이하 ISU)와 맺은 후원 계약이 IOC 규정에 어긋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ISU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은 IOC 위원이라는 점에서 평창의 득표 활동이라는 주장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그 다음 달인 12월 뉴욕타임스는 조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과 대한 올림픽위원회(KOC) 박용성 위원장 등이 탈세·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유죄판결 혹은 항소심에 계류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역시 개최지 선정에 큰 변수로 뽑기도 했다.

◆‘국민 심부름꾼’ 지구 13바퀴 돌다

이러한 고난에도 조 회장은 한진그룹 회장이란 직책을 미뤄두고 ‘국민 심부름꾼’으로써 심혈을 기울였다.

조 회장은 위원장 자격으로 취임한 이후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IOC 총회를 시작으로 네덜란드·모나코·독일·스위스 등에서 열린 34개 국제행사에 모두 참석했다. 조 회장의 총 이동거리는 지구 13바퀴에 해당하는 50만9133㎞에 이른다.

또 대한항공이 보유한 비즈니스 전세기를 활용해 미주·유럽·아시아뿐 아니라 오세아니아·중동·아프리카 등 5대양 6대주를 하루가 멀다시피 움직였다. 자신뿐 아니라 해외 각종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유치위 대표단이 비즈니스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조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이건희 위원의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IOC내 다양한 인맥과 친분을 구축한 이 위원이 조속히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많은 비난의 우려에서 불구하고 내린 결정이다.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조 회장은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일이 잦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피치 개인 과외를 받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원도가 뭉쳐서 서울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것처럼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도록 하겠다.”

짧게는 2년, 길게는 10여년 동안 준비해온 유치에 성공한 조 회장은 유치 확정과 함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지원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부·산업부 등 모든 부처가 도와줬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며 “온 국민이 이뤄낸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