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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뒤덮은 三災…전·월세값 상승 ‘불쏘시개’

거래위축·미분양·집값하락…‘서민들만 어렵다’ 주거 안정화 역주행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7.06 08: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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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택시장에 낀 먹구름이 서민들에게 몰려오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면서 주택거래 악화, 미분양 증가, 집값하락 등의 ‘악재’가 전·월세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에 따른 이주수요 등이 전세시장에 유입될 전망이지만, 신규입주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또 다시 발생한 미분양 등으로 신규분양사업 역시 꺼릴 수밖에 없게 된 이유다.

A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택사업은 미분양 털어내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신규 사업지는 물론 신규분양사업 등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 월셋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올랐다. 이는 지난 1996년 10월 이후 1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여기에 전셋값도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른 4.6%의 상승률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월셋값 상승, 15년만 최대

월셋값 상승은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오르지 않는 집값으로 인해 전세에 대한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위에 드리워진 짙은 먹구름. 주택시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들이 전·월세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귀결되고 있다.
과거 집값 급등기에는 전세집에 세입자를 두고 계약기간 동안 오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었지만, 현재 전세보증금에 오른 전셋값을 월세로 올려 받는 현상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매매 대한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임대수익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전·월셋값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주택거래 침체를 지목하고 있지만, 거래 활성화가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 6월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주택구입능력지수(K-HAI)는 전국 평균 68.6으로 2010년 12월 말(68.5)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다소 감소했지만, 2010년 12월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K-HAI는 수치가 낮을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대출상환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분양 증가…“신규분양 꺼려”

수도권 지역 미분양 물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신규 분양 물량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전·월세값 상승으로 이어진 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07년 말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민간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입주물량은 9만6453가구로 지난해 하반기 보다 40%가량 줄었다. 올 하반기 전국 입주물량도 9만9000여 가구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파트 분양 이후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2~3년이라고 볼 때 지난 2008년에 줄어든 분양물량이 올 상반기 입주물량 감소로 나타난 원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택거래시장 침체와 수도권 지역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한 신규분양 위축이 앞으로 전·월세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B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 미분양이 늘었다는 것은 물량 공급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중·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이 몰려있는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신규공급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