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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새 지도부 첫날부터 ‘계파 해제’ 신경전

홍준표-유승민, '계파해체' 미묘한 신경 싸움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7.05 1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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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5일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는 SBS 뉴스 캡쳐.
[프라임경제]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출범’ 첫날부터 ‘계파 해체’ 문제를 놓고 삐거덕거리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흑석동 현충원 참배에 앞서 가진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전당대회가 계파대결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라며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해체 결의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계파 해체는)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이를 발 빠르게 하는 게 첫번째 과제”라며 계파정치 등 과거 회귀적 메시지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나라당 계파 논란은 구주류인 친이계가 원희룡 의원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촉발됐는데, 이에 홍준표 대표는 “특정 계파와 권력기관이 공천권을 빌미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대에서 ‘깜짝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된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현충원 참배가 끝난 뒤,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홍 대표의 주장대로) 그렇게 하면 나같은 사람을 제일 먼저 공천주지 말아야 한다”면서 “무슨 뜻으로 그 말을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홍 대표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참배 이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계파 문제’를 둘러싼 최고위원들의 기싸움은 계속됐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 전당대회가 끝났다. 아마 한나라당 역사상 가장 젊은 지도부이다”라면서 “제가 57세인데, 전당대회에서 뽑힌 선출직 최고위원들 중에서는 제일 연장자이다. 그래서 당이 좀 젊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이어 “이번에 뽑힌 선출직 최고위원님들은 대부분 정책적 지향점이 별로 다르지가 않다. 방법상 조금 차이가 났지만, 앞으로 당을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전부 취합해서 잘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최고위원님들과 의논을 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당 체제를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계파 정치 종식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유 최고위원은 “당이 상당히 어려울 때 구성된 지도부인 만큼 팀워크를 살려서 당의 변화를 꼭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또 민심을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면서도 “우리 홍준표 대표님은 웃는 얼굴이 참 좋다. 자주 웃어주시고, 당을 민주적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그 다음에 우리 최고위원님들 전부 다 저는 오래전부터 아주 친하게 잘 아시던 분들”이라면서 “어느 한 분 할 것 없이 팀워크를 잘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의 정책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최고위원은 “저는 시종일관 이번 전당대회를 하면서 계파해체, 계파종식을 외쳤다”면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서 계파가 엷어졌다는 평가와 계파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 잘 아실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나 최고위원은 이어 “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마치면서, 새 지도부에서 우리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계파 해체 부분을 슬기롭게 해갔으면 한다”면서 “이것이 저는 내년의 대선승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홍준표 대표가 작년에도 최고위원이 되자마자 했던 말이 계파해체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뜻을 모아서 꼭 했으면 좋겠다”고 계파 해체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지난 전대 기간 동안 ‘자신이 앞장서서 계파 공방을 그만두겠다’고 언급해왔던 원희룡 최고위원 역시 “저는 앞으로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계파니, 계산이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제 진정성이 그러한 벽을 뛰어넘고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에 다가가는데는 많이 부족했고, 결국 절반의 실패를 맛 봐야만 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저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고, 우리 한나라당의 새로운 몸짓을 만들어 나가는데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처럼 ‘계파 배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 브리핑을 통해 “많은 분들이 최고위원 선거에 나오면서 계파 해체 문제 또는 계파간의 벽을 허물자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계파 해체를 위해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계파라고 하는 그런 모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소속된 분들이 다른 계파와 소통과 대화를 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특히 최고위원회 차원에서 계파 해체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계파모임은 앞으로 해체를 하는 노력을 하고, 이제는 정책모임을 갖는 것이 좋겠다, 당내 모임에 공부하는 모임, 이런 모임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이 계파에 있는 분, 저 계파에 있는 분, 같이 합쳐서 공부하는 모임을, 정책모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