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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유럽상품 '소비심리 꿈틀' 기대

[심층진단] 한·EU FTA…돼지고기·치즈·와인값 ‘싸지고’ 명품값 ‘글쎄’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7.01 17: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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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7월1일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 산업전반과 국민 소비생활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삼겹살, 와인 등 유럽산 먹을거리들이 밀려오면서 농수축산업에는 비상이 걸렸지만 움츠려있던 소비심리는 기지개를 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산 냉장삼겹살 10톤이 지난 1일 대형마트에 풀렸다. 한-EU FTA 발효와 함께 관세 2%가 인하된 까닭이다. 이날 팔린 수입 삼겹살의 가격은 100g당 1180원, 국내산 삼겹살 보다 반이나 싸다.

여기에 냉동 25%, 냉장 22.5%인 삼겹살 관세가 매년 2.5%씩 단계적으로 감축돼 10년 뒤 완전히 없어지게 되면 가격은 g당 800원대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값싼 유럽산 먹거리 밀려온다

쇠고기, 닭고기, 낙농제품 등 축산물뿐 아니라 포도, 키위, 토마토 등 과채류와 참치, 골뱅이, 넙치 등 수산물도 수입이 대폭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다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어류, 육류 등 유럽산 먹거리들은 관세 철폐기간(10년)이 길어서 소비자들의 느끼는 체감 가격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어ㆍ굴비ㆍ삼치 등 수산물에 부과되는 현행 20% 관세는 10년간 매년 2%씩 감축된다.

반면 와인은 현행 15%인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프랑스산 와인 4만3000원짜리를 3만8000원에, 5만원짜리를 4만4000원에 살 수 있게 됐다. 

치즈와 소시지 등 낙농 제품들도 밀려올 전망이다. 인기제품인 유럽산 치즈 관세는 현재 36%로, 매년 2.4%씩 감축돼 15년 뒤 완전히 폐지된다.

◆루이비통 인하계획 없어  

루이비통 같은 명품업체들은 가격을 내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산 의류(13%)와 구두(13%), 가죽가방(8%) 등에 부과되던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들 명품업체는 최근 주력제품 가격을 오히려 잇달아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FTA 발효 1주일을 남겨둔 지난 24일 제품가격을 평균 4~5% 정도 올렸다. 지난 2월에도 가격을 올렸던 루이비통은 불과 4개월 만에 또 다시 제품가격을 올린 것이다. 샤넬도 지난 5월 제품가격을 올렸다. 2년 반 동안 4번을 인상한 것이다.

한편, 유럽차 업체들은 관세인하에 대비해 미리 차값을 수십만원씩 내리는 등 국내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1일 BMW코리아는 320d 모델가격을 4890만원에서 4820만원으로 70만원 내리고, 520d는 6240만원에서 6150만원으로 90만원 인하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지난 5월부터 차종 판매가격을 평균 1.3% 내렸다.

볼보코리아는 수입차 가운데 가장 먼저 가격을 내렸고, 푸조도 5월 말부터 내놓은 세단 ‘508’을 관세 인하분을 적용해 출시했다.